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빠르게 지나가는 세상에서 천천히 귀 기울이는 사랑의 방식에 대하여"
비효율의 사랑은 15년 차 라디오 PD이자 인기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을 9년째 제작하고 있는 최다은 PD가 '듣는 사람'으로서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깨달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첫 산문집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일과 삶을 따라가며, '귀를 기울여 듣는 일'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는지, 그렇게 '들리는 소리'가 얼마나 우리 삶을 빛나게 하는지 오롯이 담아낸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고민부터 본업을 하면서도 오랫동안 팟캐스트까지 제작하고 진행할 수 있었던 비결,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며 음악을 나누는 선곡의 기쁨, 언어 없는 음악의 세계에서 소통할 때의 희열, 다양한 모습의 찾아왔던 위기의 순간들, 갑작스레 찾아온 이명 증상에 적응하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되는 과정까지. 책은 삶에 녹아 있는 풍요롭고 다채로운 '듣는다는 것'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한다.
비효율의 사랑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듣기'가 사실은 얼마나 소중하고 강력한 '사랑'의 방식인지 들려주면서 독자에게 조용히 귀 기울이는 삶이 주는 행복과 희망을 건네준다.
유튜브도 2배속으로 돌려보는 것이 미덕인 시대에 시간을 들여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비효율을 포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애정한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무수히 많은 레이어를 한 겹 한 겹 열어보는 그 비효율적인 태도야말로 최다은 PD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태도이자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효율적으로 빠르게 판단하는 대신 한 사람에게 담긴 모든 결을 이해한다는 것은 최다은 PD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저자는 이제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살아오면서 왜 비효율적이라 여겨진 결정을 해왔는지 그 이유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바꿨던 과거의 선택들은 지름길과는 한참 먼 빙빙 돌고 구불구불한 궤적이었으나 오히려 그 비효율적인 여정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계속 음악을 사랑하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