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규제 부담…대형마트, 'K-유통' 앞세워 해외 진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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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규제 부담…대형마트, 'K-유통' 앞세워 해외 진출 가속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5년 06월 1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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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국내 대형마트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 시장 침체와 유통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성장 돌파구 마련을 위해 글로벌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동남아, 몽골 등지에 점포를 잇따라 출점하는 동시에 유통 운영 노하우와 자체 브랜드(PB) 수출을 확대하며 'K-유통' 모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인도네시아(48개), 베트남(15개) 등 동남아 시장에 총 63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 페어프라이스와 손잡고 '롯데마트 익스프레스' 1호점을 숍인숍 형태로 오픈했다. 

매장은 '한국의 맛을 전하는 관문'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식품 특화공간으로 채웠다. 즉석 조리식품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은 개방형 주방과 식사 공간으로 구성해 다양한 K-푸드를 판매한다. 롯데마트 인기 PB와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대표 상품을 한데 모은 '롯데존'과 K-라면을 즉석에서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스테이션'도 운영한다. 

아울러 싱가포르 전역에 있는 100여개 '페어프라이스' 매장에서 롯데마트 PB '오늘좋은', '요리하다' 제품도 판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 PB상품 수출국과 품목은 베트남·몽골·홍콩 등 14개국 500여종으로 확대됐다. 롯데마트는 싱가포르 시장을 거점으로 삼아 향후 동남아 PB 수출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달 초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국내 중소기업 20개사와 현지 바이어 24개사가 참여한 '글로벌 브릿지 인 인도네시아'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95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도 올렸다. 롯데마트는 B2B(기업간거래) 상담과 함께 소비자 대상 팝업스토어 '롯데마트 플레이 마켓'을 열어 현지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나섰다. 

해외 시장 공략의 성과도 뚜렷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해외 매출 1조4970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4689억원, 영업이익은 20.6% 늘어난 214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하며 국내 사업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전략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3개)·몽골(5개)·필리핀(노브랜드 전문점 16개)·라오스(노브랜드 전문점 2개) 등 4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운영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대기업 타코그룹과 협력해 최신 대형마트 포맷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치민에 3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K-푸드를 중심으로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몽골은 수도 울란바토르 유일의 대형마트로 자리 잡았으며, 2016년 1호점 이후 5개 점포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소형 포맷과 쇼핑몰형 대형점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몽골 유통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2019년 노브랜드 전문점을 론칭, 현지 유통사 로빈슨과 협력해 마닐라·세부 등 주요 도시에 1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라오스에서는 지난해 말 1호점, 올해 2월 2호점을 잇따라 열며 K-유통 시장 확대에 나섰다. 현지 파트너사 UDEE와 MF 계약을 체결하고, 주거지 근교 중심의 '생활 밀착형 로드샵' 콘셉트로 운영 중이다.

해외 사업 성과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마트 해외 사업 매출은 2022년 27%, 2023년 22% 증가했으며 2016년 대비 약 6.6배 성장했다. 이마트는 기존 시장 내 점포 확장과 함께 PB상품 수출 등 글로벌 사업 기회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그로서리 체인 굿푸드홀딩스 산하 5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자체 제조공장에서 생산한 HMR(가정간편식) 제품을 코스트코·트레이더조 등 현지 유통채널에 공급하며 북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규제로 인해 온라인 중심의 쇼핑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등 대형마트 산업 자체가 위기에 놓여 있다"이라며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으로, 앞으로 현지화 전략과 PB 수출을 앞세운 유통 시스템 수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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