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하고하우스, K패션 브랜드 키우는 '인큐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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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하고하우스, K패션 브랜드 키우는 '인큐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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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오픈한 마뗑킴 시부야점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일본 고객들의 모습
지난 4월 24일 오픈한 마뗑킴 시부야점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일본 고객들의 모습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스타 디자이너'가 패션 브랜드의 전부였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패션 브랜드는 혼자 크지 않는다. 

기획, 마케팅, 유통을 비롯해 해외 진출까지 패션 브랜드가 자라기 위한 모든 환경을 만들어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하는 기업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를 키우는 '보이지 않는 손'은 단순 투자나 유통 담당을 넘어 초기부터 함께하는 브랜드의 성장 파트너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고하우스'다. 이 회사는 단순히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 △유통망 구축 △인력 확보 △글로벌 진출 등 브랜드 운영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한다. 또 온라인 마케팅과 백화점 입점 확대는 물론, 일본·미국 등 해외 진출까지 브랜드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하고하우스의 투자가 효과를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가 '마뗑킴'이다. 

지난 2015년 자본금 30만 원의 블로그마켓에서 출발한 마뗑킴은 2021년 하고하우스의 투자를 받을 당시만 해도 연매출 50억 원 수준에 불과한 작은 브랜드였다. 하지만 투자를 받은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매출이 2022년 500억 원, 2023년 1000억 원, 2024년 150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에는 2000억 원 이상이 기대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고하우스는 마뗑킴뿐만 아니라 드파운드, 유니폼브릿지 등 총 39개 브랜드를 성장시켜왔으며, 작년 매출은 3500억 원에 달한다.

무신사 역시 패션 브랜드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작년 9월부터 시작된 무신사의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사계절 시즌에 맞춰 연 4회 운영되며, 판매 지원 활동에 집중돼 있다. 고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획전, 라이브커머스, 퍼포먼스 마케팅 외에도 회사가 보유한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팝업스토어 운영을 지원한다.

특히 무신사는 하고하우스가 성장시킨 마뗑킴의 일본 유통 확대를 위해 2024년 11월부터 협업에 나섰다. 이는 패션 플랫폼과 브랜드 인큐베이터 간의 이례적 공조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무신사는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연 1000억 원 규모의 '파트너 펀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중소 브랜드에 선결제, 마케팅비 지원,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 중이다. 최근 열린 '무신사 파트너스 데이'에서는 브랜드 투자와 입점 간 시너지를 강조하며 "브랜드의 성장이 곧 무신사의 성장"이라는 방향성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 원을 목표로 △풀필먼트 서비스 △글로벌 앱 통합 △입점 연동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한 '해외 진출 파트너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K패션을 선도할 신진 디자이너 육성에 나서고 있다.

자사 디지털 플랫폼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를 통해 지난해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지도와 접근성을 높이고, 마케팅과 판로 확대를 지원한 바 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공동으로 기획한 '액셀러레이팅 F 2024' 기획전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하나가 자라기 위해선 디자인뿐 아니라 마케팅, 유통, 조직 역량까지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대"라며 "패션 브랜드의 기획부터 글로벌 유통까지 지원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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