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예탁금은 3년만에 최대…"2금융 예금보호상향도 겹쳐 이자생활자 등 머니무브"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권 예금금리도 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연 2.50%)에도 못 미치는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속출하는 가운데, 주로 예금 자산의 이자로 생활하는 고령층 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커진 주가·집값 상승 기대로 자산시장에 계속 자금이 몰리고, 오는 9월부터 2금융권의 예금 보호 한도까지 늘어나면 은행권에서 예금이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은행권 "기준·시장금리 하락에 예금금리 인하 불가피"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3개 정기예금(거치식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상품·만기·이자지급 방식에 따라 연 0.10∼0.25%포인트(p)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의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 상단은 기존 2.40%에서 2.20%로 낮아진다. 특히 이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2.40%에서 2.15%로 0.25%p나 떨어진다.
일반 정기예금과 국민슈퍼정기예금(고정금리형)도 3년 이상 맡겼을 때 적용되는 최고 기본금리가 2.40%에서 2.20%로 하향 조정된다.
IBK기업은행 역시 같은 날 정기예금 2개, 정기적금(적립식 예금) 2개, 입출금식 2개, 판매종료 예금 상품 11개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0.25%p 인하할 예정이다.
두 은행 모두 금리 인하 배경과 관련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가 낮아져 더 싼 값에 돈을 조달할 수 있는데, 굳이 높은 예금금리로 자금을 유인하고 이를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뜻이다.
◇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인하 확실시…자금, 예금→주식·부동산·코인
은행권은 예금금리가 당분간 계속 낮아지면서 자금이 예금에서 이탈해 주식·코인·부동산 등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예상대로 하반기 한은이 최소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낮추면, 시장금리 약세도 연말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을 고려할 때 예금 금리 인하를 인위적으로 막기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은 예금에서 돈을 빼 주식과 가상자산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지만, 주로 자산의 안정성 때문에 예금을 선호하고 이자로 생활하는 고령층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9월부터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예금 보호 한도도 똑같이 1억원으로 늘어나면, 은행 예금의 이탈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