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원조 삭감 여파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약품 조달의 주요 창구였던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사실상 기능을 정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이 막혔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약 100억원 규모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USAID에 공급했으나 올해는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피라맥스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으로 허가받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신풍제약은 2019년 7월 USAID와 장기공급합의(LTA)를 체결한 이후 매년 갱신 계약을 통해 피라맥스를 아프리카 등 지정 국가에 납품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정부가 해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USAID 조직 축소에 나서면서 계약 연장이나 조달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 측은 피라맥스 조달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하고 있지만 USAID 담당자가 해고된 뒤 공석 상태여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D바이오센서 역시 2020년부터 USAID와 공급 계약을 맺고 말라리아 신속진단키트 등을 납품해왔지만 일부 품목에 대한 조달이 보류된 상황이다.
엑세스바이오와 셀트리온도 각각 진단키트와 에이즈 치료제를 공급하거나 협상 중이었으나 올해는 사실상 조달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USAID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빌게이츠재단 등 민간 기관 등을 통한 의약품 조달을 검토하고 있지만 예년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