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제약·바이오 업계가 사업 역량을 재편하고 성장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 합병과 분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자회사 알테오젠헬스케어와 알토스바이오로직스를 합병해 통합법인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켰다.
알테오젠헬스케어는 의약품 유통·영업 및 마케팅을, 알토스바이오로직스는 임상과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맡고 있다.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연구·개발(R&D), 임상, 사업 개발, 마케팅 등 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휴온스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자회사 휴온스푸디언스와 합병헤 '휴온스엔'을 신설했다.
분산돼 있던 인력과 자원을 통합해 원료 R&D부터 제조, 마케팅, 유통까지 전 과정이 연결되는 건기식 사업 체계를 갖추기 위한 조치다.
HLB는 HLB생명과학을 흡수합병 하면서 그룹 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양사가 보유한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판권과 수익권을 통합하게 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국내 품목 허가 등 절차에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분할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기 위해 인적 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존속 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 신설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
이번 분할은 CDMO 고객사의 기술 유출 우려를 해소하고 각각의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 역시 2011년 SK의 신약 개발 사업 조직이 물적 분할돼 설립된 바 있다.
업계는 내부 합병과 분할이 파이프라인과 R&D 중심의 제약·바이오 사업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합병을 통해 계열사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통합하면 밸류체인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분할을 통해 특정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에 집중함으로써 사업 전문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분할로 안정적인 바이오시밀러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 인프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M&A 등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설 법인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별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도 있어 자금 조달 면에서도 유리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 합병·분할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성장하는 한 과정으로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