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심장병 치료제도 적응증 추가 활발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의약품 적응증을 넓히려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기존 치료제의 적응증을 확장해 더 많은 질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경쟁 심화 속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은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투여 대상과 타깃 질환을 모두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위고비의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에 대한 적응증 확대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에 해당하는 성인 비만 환자만을 대상으로 사용이 허가돼 있다.
또한 연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에 대한 적응증도 올해 안으로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MASH는 알코올과 무관하게 간에 중성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의 새로운 명칭이다.
이번 허가가 승인되면 위고비는 청소년은 물론 간질환 환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해진다. 당초 위고비는 혈당 조절을 목적으로 개발된 당뇨병 치료제였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며 비만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도 항체 치료제 'HL161ANS'의 적응증을 확대했다. 기존 중증근무력증, 만성염증성다발신경병증, 난치성 류머티즘 관절염, 그레이브스병 등에 더해 이번에 셰그렌증후군과 피부홍반성 루푸스를 추가하면서 총 6개 질환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확보했다.
대웅바이오는 최근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다파'에 만성 심부전·신장병 적응증을 추가했다. 포시다파는 지난해 12월 급여가 삭제된 오리지널 약물 '포시가'의 제네릭(복제약)으로, 모든 적응증을 동일하게 인정받으며 시장 공백을 메우고 있다.
동물 의약품에서도 적응증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적응증을 반려견 유선종양에서 림프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러한 적응증 확대가 치열해진 의약품 시장에서 기존 약물의 가치를 재창출할 수 있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위고비의 경우 국내 출시를 앞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이 예상돼, 비만 외 질환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적응증 확대는 똑같은 약으로 여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매출 및 시장 규모를 늘릴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질병 분야를 타깃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 얻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