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모집 중단·위약금 면제' 압박… SKT, 통신 1위 위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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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모집 중단·위약금 면제' 압박… SKT, 통신 1위 위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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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2일 고객 보호 위한 추가 조치 발표 설명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2일 고객 보호 위한 추가 조치 발표 설명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SK텔레콤(이하 SKT)이 '이용자 신규모집 전면 중단'과 '위약금 면제' 등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동통신 업계 1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1일 SKT에 해킹사고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해결책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민이 상황을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현재 상황을 국민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또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SKT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밝힌 '일부 계층에 대한 유심보호 서비스 일괄 적용 방안의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해킹사고에 따른 이용자 피해 발생 시 100% 보상을 책임지는 방안도 국민에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각계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보상 시 입증 책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이용자 피해보상 방안을 마련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장애 발생 시 즉각적인 상황공유와 신속한 복구를 통해 번호이동 처리가 지연되지 않게 조치하고, 5월 초 연휴 기간 출국자들이 공항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오래 대기하는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인력 대폭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번 조치는 해킹사고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보완하고, 사태 해결에 더 책임 있게 조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이라며 "과기정통부도 조속한 사태 해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과기정통부의 행정지도에서 눈여겨볼 것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 중단 권고'다.

앞서 지난달 28일 SKT가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거의 모든 대리점에서 유심 대란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신규 유입을 위한 유심 재고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객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SKT는 정부 권고에 따라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할 계획이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열린 설명회를 통해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유심보호 서비스 자동 가입 시행 △원활한 유심 교체 위한 재고 확보 방안 △해외 여행객을 위한 공항 유심 교체 지원 확대 △로밍 시에도 이용 가능한 유심보호 서비스2.0 등 추가 고객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유영상 대표는 "늦어도 오는 5일부터 전국의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모집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광장대리점 서울대점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곽민구 기자

특히 SKT의 통신 1위 위상이 흔들리는 이유는 '해지로 인한 위약금 발생 시 면제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기 때문이다. 일부 SKT 고객들은 해킹 사태로 인한 불안과 유심 재고 부족 등으로 인해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SKT에서 타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은 전달 대비 87% 증가한 23만7000여 명이다. 지난 1일에도 하루 만에 3만8000여 명이 빠져나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해지에 따른 위약금 면제에 대한 SKT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도 위약금 면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이다.

앞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YTN 등 방송 통신 분야 청문회'에 참석해 이번 해킹사고로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문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의원들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약금으로 인해 더 많은 고객이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위약금이 면제된다면 SKT에서 타 통신사로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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