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계좌 개설 시 제대 후에도 사용…급여 통장까지 연결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신한·하나·기업은행이 나라사랑카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된 가운데 은행들이 해당 사업권을 쟁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하나·기업은행은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2026년부터 2033년까지 8년간 사업권을 보장받는다.
나라사랑카드는 지난 2006년 처음 도입된 후 군 장병 급여통장과 체크·교통카드 등으로 사용됐다. 군 복무 기간 급여와 여비가 이 카드로 지급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은행권에선 나라사랑카드를 수익성이 큰 사업으로 인식하진 않는다. 하지만 공들여 준비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노력한다. 누구나 쉽게 입찰할 수 있는 조건도 아니기에 규모가 큰 은행들을 중심으로 도전이 이뤄진다.
입찰 자격을 보면 은행법, 한국산업은행법, 중소기업은행법, 농업협동조합법, 수산업협동조합법, 우체국예금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금융기관이어야 한다. 컨소시엄 참여는 불가하고 단독 이행만 허용되며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금융기관만 입찰 참가가 부여된다.
무엇보다 입찰 참가 시 1개의 카드사(여신금융협회에 정회원, 준회원으로 등록된 신용카드사)를 지명해 제안해야 하는 만큼 카드사를 품고 있거나 관계가 돈독해야 유리하다.
2기(2016~2025년) 사업자였던 '업계 1위' KB국민은행이 이번엔 탈락한 만큼 은행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행들이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미래 고객을 조기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 사업은 큰 수익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고객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입찰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군인들은 한번 계좌를 개설해 쓰기 시작하면 잘 안 바꾸고 제대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이들도 많아 급여 통장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인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월급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예·적금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라며 "이 인원들이 체크카드를 쓰게 되면 수수료 등도 계열 카드사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따져봤을 때 나쁘지 않은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신한·하나·기업은행은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된 만큼 울타리 안에서 또 고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최대 160만명의 신규 고객을 나눠서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1기(2006~2015년) 사업자로 선정됐다가 2기 사업 때 고배를 마셔본 경험이 있기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1기 사업을 진행했던 만큼 시행착오를 하나하나 겪으면서 군인 시스템에 최적화됐다"라면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생각하며 고객 유치와 응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2기에 이어 3기에도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IBK나라사랑카드' 외에도 군을 위한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기 정책사업 수행을 위해 안정성에 기반한 혁신 기술과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국방의무를 이행하는 20대 청년들에게 확장된 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모든 병역의무자를 예우하는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나라사랑카드 사업에 진출한 하나은행은 금리 경쟁력과 강점인 비대면 금융상품과 디지털 서비스로 편의성 제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전국의 모든 병무청과 육·해·공·해병대 훈련소를 직접 실사해 병무청 공간 혁신안 제시했다"라며 "빅데이터 분석과 군 장병 조사를 통한 최적화된 카드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 장병을 위한 진심을 담은 국방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