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SK텔레콤(SKT) 유심(USIM)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소비자들의 혼란이 큰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1차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SKT에 이어 과기정통부도 유심보호 서비스만으로 핸드폰복제가 방지된다고 강조하면서 'SKT 포비아'가 한층 사그라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영상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YTN 등 방송 통신 분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유심 정보가 탈취된 해킹 공격에 대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점에 동의했다.
유 대표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도저히 털릴 수 없는 것이 털렸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라고 묻자 "예"라고 대답했다.
그는 해킹 사건 이후 유심을 교체했냐는 질문에 "유심을 바꾸지 않았고,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라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SKT 사용자이지만,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유심을 교체하면 휴대전화는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라며 힘을 실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9일 민관합동조사단 구성 이후 1주일간 조사한 결과를 1차 발표했다.
조사단은 이번 침해사고를 통해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출'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SKT가 시행 중인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 유출된 정보로 유심을 복제해 다른 휴대전화에 꽂아 불법적 행위를 하는 행위인 이른바 '심 스와핑'이 방지된다는 설명이다.
SKT에서 유출된 정보를 확인한 결과, 가입자 전화번호나 가입자 식별키(IMSI) 등 유심 복제에 활용될 수 있는 4종과 유심 정보 처리 등에 필요한 SKT 관리용 정보 21종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유심 정보유출로 인한 국민 불안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심 교체와 더불어 유심 교체에 상응하는 예방 효과를 가진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유 대표와 유 장관의 언급, 과기정통부 조사 내용 발표로 SKT 포비아가 사그라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T 사용자들은 유심 정보유출 사건 이후로 지속적인 개인정보 유출 공포에 쌓여 있었다.
SKT는 최초 해킹 사고 이후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면 핸드폰복제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방지될 것이라고 했으나, 이틀 뒤 유 대표가 유심 무상교체를 직접 발표하자 소비자들은 사태가 심각한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특히 해외의 경우 유심보호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자 SKT 포비아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IT 유튜버 잇섭은 "로밍하면 유심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해외에 있는 동안 심 복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유심 교체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IT 유튜버 테크몽은 "유심이 복제되더라도 하나의 단말기에만 접속이 가능해 즉각적인 부정 접속은 방지가 가능하지만, 신분증 등 추가 정보까지 유출되면 피해는 확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1차 조사를 보면 유심보호 서비스로 급한 불은 끌 수 있다고 본다"라며 "물론 최종 조사 결과가 아닌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혼란이 여전히 큰 만큼 앞으로 어떤 사안이 나오든 확실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우선은 정부가 최대한 빠르게 조사 결과를 내놓는 것만이 불안감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