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로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높아진 영향이다. 급변하는 대외 여건과 환율 불안정성을 고려해 추가 인하 시점을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통위는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1분기 경기 부진과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정부의 경기 부양책 추진 등으로 인해 향후 전망 경로에 불확실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통상 여건 악화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해 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화됐다"며 "내수는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수출은 여전히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인 1.5%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 양상과 추경 시기 등과 관련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 상승률은 3월 기준 소비자물가 2.1%,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1.9%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2.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유가 하락과 낮은 수요 압력 등을 바탕으로 물가가 2% 내외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물가 향방에 대해선 국내외 경기 흐름과 환율 변동성, 국제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미국 통상 정책과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환율은 단기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반락했고 주가와 국채금리는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주택 거래 증가로 일시적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성장세와 물가 흐름을 중기적 시계에서 점검하면서 금융 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며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은 대내외 여건의 변화와 그에 따른 물가·가계부채·환율 흐름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