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 번 날벼락을 맞았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로 반도체 업종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16일 장 마감 기준 전 거래일보다 6600원(3.65%) 하락한 1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부진은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에 인공지능(AI) 반도체 H20 중국으로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엔비디아의 경우 시간 외 거래에서 이날 약 6%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 H20 대중 수출 통제에 따른 타격 우려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포함 반도체 업종 대부분이 하락했다"라면서 "이날 엔비디아발 반도체 업종 약세가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정도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도 이날 각각 3.36%, 4.29% 큰 폭으로 하락하며 장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기업이다. 세계 인공지능(AI) 칩 1위 회사인 엔비디아와 끈끈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기에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전일 5000억 달러 투자 발표 소식에 주가가 상승했으나 시간 외 트럼프 행정부의 H20 수출 통제 소식에 급락했다. 중국 및 기타 국가로 H20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엔비디아는 55억 달러 규모의 분기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세청 자료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의 메모리 수출액은 57억9800만 달러(약 8조2783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수출액인 45억 6000만 달러보다 27% 불어난 규모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도 AI 시장은 확대됐고 HBM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충격 여파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도 이번 규제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iM증권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 반등에도 외국인 매도는 지속하고 있던 상황 속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높아진 부분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특히 반도체 업종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채 안정을 위한 협상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무역정책 관련 발언이 연일 높은 변동성을 보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하다"라며 "중국 실물지표와 H20 수출 통제 발표 이후 추가 협상 관련 소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