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피해도 품목관세에 대미 수출 '타격'…車수출 9조 증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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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피해도 품목관세에 대미 수출 '타격'…車수출 9조 증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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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한국GM 등 완성차 업계, 경영 타격 불가피
전문가·업계 "정부의 위기 극복 위한 대미 협상력 절실"
2일 평택항에서 선적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들
2일 평택항에서 선적 기다리는 한국산 자동차들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25% 관세 부과가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9조 원이 넘는 수출액이 증발될 위기에 직면했다.

앞서 25%라는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상호관세가 면제돼 일단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25%의 품목 관세만으로도 현지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대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와 업계의 우려가 크다.

전문가와 기업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전략적인 대미 통상외교와 협상 주도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정식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포고문에 따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12시1분(한국 시간 3일 오후 1시1분)부터 시행됐다. 

이로써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미국 수출 시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한국산 자동차는 지난 2일 추가 발표된 국가별 상호관세에서의 중복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업체의 경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413만대로 이 중 수출 대수는 67%인 278만대로 집계됐다. 대미 수출은 143만대로 전체 생산의 35%, 전체 수출의 51%에 달했다.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약 50조원)에 이른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이 연간 63억5778만 달러(약 9조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와 기아는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KB증권에 따르면 25%의 관세가 적용될 시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는 약 1225만원의 관세가 발생하며. 이 중 60%는 제조사, 40%는 현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현지 가격 상승으로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대수는 각각 전년 대비 6.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각각 3조4000억원, 2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GM도 미국 수출 중심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심각한 타격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생산량의 90%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만큼 수출 의존도가 크다. 관세로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해 일각에서는 추가 구조조정이나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앞장서 협상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며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중소 부품업체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관세 부과로 자동차 업계가 수익성 위협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지 내부적으로 떠안을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품업계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가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지만 분명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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