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엔씨소프트(엔씨)가 지난해 선보인 신작 게임들이 잇따라 실패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다수의 신작이 예정돼 있으나, 단기적인 실적 향상을 위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엔씨는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와 '블레이드 & 소울 2(블소 2)', '아이온' 등에 신서버를 추가해 해법을 찾을 계획이다.
엔씨(NC)의 PC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아이온은 26일 신규 서버 '엑스'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엑스 서버 이용자는 △레벨업 속도 4배 △마석 강화 성공 확률 3배 △주요 인스턴스 던전 공략 보상 2배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서버에서는 비행이 제한되며, 강습 스킬과 옥좌 스티그마가 드롭되지 않아 기존과 다른 새로운 플레이 경험이 가능하다. 스킬 통합과 공격력 극대화로 새로워진 검성 클래스도 만나볼 수 있다.
같은 날 '블레이드 & 소울 NEO(BNS NEO)'도 마도(魔道)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서버 '혼'과 신규 직업 마도사를 추가했다. 혼 서버는 기존 서버와 시장을 분리해 운영한다.
엔씨는 최근 자사가 서비스하는 게임들에서 신규 서버 출시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멀티플랫폼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블소 2의 대규모 업데이트 'REVENGER, 커넥티드 월드'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블소 2는 해당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월드 '커넥티드'를 선보인다. 커넥티드 월드는 기존 월드와 마스터가 분리된 환경으로 △1:1 비무 △12:12 전장 △마스터 던전 등을 즐길 수 있다.
같은 날 엔씨의 MMORPG '리니지 2M'은 '집결의 바람: 신서버 사이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사이하는 에덴, 엘모아덴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리저브 월드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존 리저브 월드와 동일한 콘텐츠로 오픈 및 업데이트된다. 창과 대검이 추가된 8종의 클래스로 플레이할 수 있다.
지난달 5일에는 '리니지M'이 'HOMECOMING' 업데이트를 진행해 리부트 월드에 신규 서버 글루디오와 그레시아를 오픈했다. 2월 19일부터 진행된 신서버의 사전 캐릭터 생성은 두 서버 모두 조기에 마감됐다.
해당 신서버들은 독자적인 생태계로 운영되며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출석체크의 군터의 특별 수련을 통해 다양한 보상을 획득하고, 레벨 90까지 최대 700%의 경험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리부트 월드 전용 아이템 순간이동 조종 반지도 준비됐다.
엔씨 관계자는 "기존 라이브 IP에서 이용자 친화적인 플레이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성장 부담을 낮추고 신규/복귀 이용자 혜택을 강화한 리부트 및 특화 서버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엔씨가 잇따라 신서버를 오픈하는 배경에는 지난해 부진이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신작들이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거뒀으며,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매출 하향이 두드러졌다.
엔씨는 2024년 매출 1조5781억 원, 영업손실 1092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사 구조 개선에 따른 퇴직 위로금 지급 등 일회성 인건비 발생과 신작 출시 마케팅비 증가로 전년(1373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엔씨는 지난해 3분기 12년 만에 분기 실적 적자를 거둔 데 이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매출이 감소하고 지난해 출시한 신작들이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거둔 영향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서버나 리부트 월드에서는 고인물로 인해 진입 장벽을 느낀 이용자가 어려움 없이 한층 더 원활한 상황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라며 "다른 서버에서 밀린 유저가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계기도 된다"고 설명했다.
엔씨의 신서버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리니지M은 지난 2월 중국의 '라스트 워: 서바이벌'과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에 밀려 모바일 게임 매출 3위를 기록했다. 3월에는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일 1위에 오른 이후 홈커밍 업데이트에 힘입어 25일까지 최고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 2M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신서버 업데이트 전 구글 플레이 매출 12위에 그쳤던 리니지 2M은 지난 14일 10위를 달성했으며, 20일에는 7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작 실패로 인한 실적 부진을 신서버 전략이 일정 부분 메워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서버 이후 긍정적인 지표가 이어진 만큼 단기적인 실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