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방산·조선해양 거점 확충을 위해 대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를 개최해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의 유상증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해외 지상 및 해양 방산, 조선해양 거점을 대거 늘린다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에서 자주국방 강화 움직임이, 미국이 해양 방산과 조선산업 기반 강화를 꾀하는 등 시장 확대 기회가 온다고 판단하고 이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에 전략적 생산 거점을 확보해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1조6000억원은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방산 거점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9000억원은 스마트 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 운영에 투자한다.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도 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국내 사업장의 경우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로 육성한다.
손재일 대표이사는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 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다시 한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배정일은 4월24일, 구주주 청약은 6월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9~10일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아쉬움에도 회사의 대규모 자본조달 판단은 당장의 투자가 급박한 상황이라는 인식, 현금 흐름이나 차입으로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투자의 급박성 여부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에 따른 실적 효과는 3~4년 후 반영될 것"이라면서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나 중장기 성장 흐름은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