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 자본 규제 부담 완화에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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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배당, 자본 규제 부담 완화에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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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자본 규제 부담 완화를 결정했지만 보험사들의 배당이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자본 규제 부담 완화를 결정했지만 보험사들의 배당이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완화'를 결정했지만 보험사들의 배당이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가 갖춰야 하는 킥스가 줄어들면서 보완자본 확충을 위한 자금을 완화됐지만 '금리 인하'와 '보험 부채 할인율 인하'가 맞물려 실제 배당금 증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후순위채 중도상환 요건 등 보험사 자본 규제 기준인 킥스의 15%포인트(p) 내외(10~20%p)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킥스는 2023년 보험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IFRS17)와 함께 도입됐다. IFRS17은 금리 하락, 손해율 증가 등 기초가정 변동이 보험사 재무구조 및 지급여력에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당국은 IFRS17을 통해 장수·해지·대재해 등 신규 위험을 도입해 보험사의 잠재리스크를 면밀하게 측정하고 강화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적립해야 하는 요구 자본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새 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경과해 안정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이전 제도에 맞춰 설정된 자본 규제의 적정성을 재평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시장의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제7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업권 자본 규제 고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전환으로 동일 건전성 비율 유지를 위한 적립 필요 자본이 큰 폭으로 올랐다"라며 "하지만 후순위채 중도상환·보험종목 추가 등 인허가 관련 감독기준은 이전 제도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지급여력비율을 갖췄을 때 현행 제도에서 건전성이 더 높음에도 과거에 설정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본증권 발행이 급증했고 이에 따른 재무부담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 준비 부담이 커져 배당 여력이 감소하고 단기적 순이익 변동성도 커져 주주환원 여력 축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보험사가 보험계약 해약 등에 대비해 적립해야 하는 제도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해약환급금 준비금 마련으로 배당 가능 이익이 부족해지면서 배당을 포기하는 보험사들이 나오고 있다. 신계약이 늘어나는 만큼 해약환급금 준비금도 늘어나 보험사 배당 여력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킥스 규제 완화와 킥스 비율을 활용하고 있는 보험종목 추가,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 기준도 조정하기로 했지만, 즉각적인 주주배당 여력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사들의 초장기채 매입 수요는 줄어들 수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시기라는 점에서 향후 킥스 비율 추가 하락과 이에 따른 초장기채 매수 수요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는 킥스 비율 하락에 따른 후순위채 발행 수요가 증가해 자본의 질이 악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가 시행되는 점도 보험사의 자본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지면 부채 평가액이 증가하고 자본은 줄어든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위원은 "킥스 비율 권고치가 하락하는 경우 후순위채 발행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한은이 연말까지 2회가량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남겼다"라며 "금리 인하로 킥스 비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자본건전성 저하에 노출된 보험사들의 자산듀레이션 확대 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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