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생' 쓴소리 던진 이재용…삼성전자, 반등 계기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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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 쓴소리 던진 이재용…삼성전자, 반등 계기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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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곽민구 기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새해 초 잠잠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독한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면서 회사가 맞이한 전례 없는 위기 탈출을 위한 대책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이번 이 회장의 경영 메시지를 계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공유된 영상 메시지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라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 등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하고 있다. 해당 교육에서는 이 회장의 기존 발언과 함께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내놓으려고 준비했던 내용도 일부 포함됐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라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그는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라며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이 여러 차례 기술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뒤처진 기술 경쟁력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00조9000억 원, 영업이익 32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으나, 반도체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 면에서는 부진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버금가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한 영향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고(they have to engineer a new design), 할 수 있다"라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발언에서 주목되는 것은 '삼성전자가 HBM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HBM3E'가 아직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과제를 제시했던 것이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가 지속됨에도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경영진의 반성을 당부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이어지자 안팎에서 이 회장을 포함해 경영진을 향한 책임 경영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심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부진 이후 책임 경영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만큼 경각심을 재차 갖도록 하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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