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생상품 관세 부과에 韓 부품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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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생상품 관세 부과에 韓 부품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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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도 즉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맞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예고했던 완성차 25% 관세까지 현실화할 경우 영세 부품 협력업체들은 존폐 위기에까지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87개에 대해 즉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범퍼,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과 가전 부품, 항공기 부품 등 87개 파생상품에 대해선 유예한다고 밝혔지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이를 뒤집은 셈이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 역대 최대치(82억2200만달러)를 기록했던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는 완성차 고율 관세가 가져올 후폭풍에 노심초사하던 와중 설상가상 악재가 겹쳤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현실화하면 부품 수입업체들이 그 부담을 우리 업체들에 전가하려고 하면서 부품업계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제조원가를 낮추라고 하는 압력을 줄 수도 있고 아예 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모든 부품을 미국산으로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그 부담을 같은 공급망에 있는 1차, 2차 협력사와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업계는 공급망이 길고 복잡해 그 파급효과를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규모가 작은 부품 협력업체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부품업계는 영업이익률이 2∼3%인 곳도 많은데 관세가 25%라는 것은 아예 수출을 못 한다는 것"이라면서 "수출이 한 두 달만 안 되더라도 3차, 4차 업체부터 부도가 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등 대형 업체들은 미국 현지화 전략으로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미국에 총 5개의 생산 거점이 있어 직수출하는 물량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셀 마슈카 현대모비스 부사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생산을 강제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에서 생산 베이스를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 능력을 550만개에서 120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르면 4분기에 초도 생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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