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1000원' 2년 만에 눈앞…'엔화 강세 시대' 도래
상태바
'100엔=1000원' 2년 만에 눈앞…'엔화 강세 시대' 도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 가능성에 엔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1000원 선에 근접했다. 2023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는 강세로 버티고 있지만,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 원화는 평가 절하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1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100엔당 982.21원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989.85엔 대비 7.64엔 하락했지만, 여전히 990원에 근접한 수치다.

주요국이 정책 금리 인하에 돌입한 가운데 일본은행이 지난해 3월 17년 만에 정책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7월 말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자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화는 특히 우리나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커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임금협상(춘투) 결과 임금인상 폭이 32년 만에 최대치인 6%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엔화 강세에 힘을 보태며 900원대 중반까지 올라선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통상 미국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이 상승해 약달러가 되는 반면 엔화가 상승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44 수준으로, 지난 3일 107선을 내준 뒤 약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 엔화는 달러당 146엔까지 떨어지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 초 달러·엔 환율은 157엔 수준이었으나 약 3개월 만에 100엔 넘게 떨어진 것이다. 전일 엔/달러 환율은 0.24% 오른 148.14엔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대체적으로 무역 의존도가 낮지만,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미국발 관세 위협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단점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원화 절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지난달 말 1420원대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이날 장중 1460원대를 기록하는 등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무역 정책은 엔화 가치를 끌러올리는 주 요인이다. 원화값은 철강과 반도체 수출 타격 등에 하방 압력이 높아진 반면, 엔화는 슈퍼 엔저에 따른 대미 무역 흑자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엔 환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1000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가 금리 인상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정책금리를 0.5%로 높인 후에도 물가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면 6개월 정도에 한번씩 점진적인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과 이와 반대로 미국 금리 인하 기조로 연말까지 엔화 강세가 이어지게 되면 1000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적책과 정국 불확실성 강화로 원화 소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하반기엔 원화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