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암초 만난 현대차…제네시스 중심으로 中 시장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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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암초 만난 현대차…제네시스 중심으로 中 시장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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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옥. [사진=이찬우 기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중국 전기차 시장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 전기차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전에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가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 현지에서 철수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트럼프'라는 커다란 암초와 맞닥뜨리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현지 시장에 다시 진출하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재계 등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는 지난 2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25%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정책을 발표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대미 수출 대수는 지난해 101만3931대로 전체 수출의 46.6%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 미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생산 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는 대안으로 중국 시장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데다 전기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1079만대로, 전년 대비 48.3% 급증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66.4%를 차지하는 수치다.

BYD 전기차 공장
2024년 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8.3%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은 자국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져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BYD(비야디)를 비롯한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82.3%를 차지하며 외국 브랜드의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EF쏘나타'를 출시하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2016년까지 4년 연속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당시 중국 내 5개 공장을 운영하며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정책이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동시에 중국 로컬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결국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고 2024년에는 충칭 공장 처분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기존의 중국 현지화 전략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한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을 인용한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주지앙 중국 제네시스법인장은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중국과 한국의 현대차 연구개발팀이 협력해 차량을 개발할 것이고, 현대차의 중국 공장 중 한 곳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시기와 모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BHMC는 지난 1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8.2% 증가한 1만6810대를 기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중국은 부인할 수 없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며 "완성차업체들로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앞세운 전기차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은 방향성 측면에서 올바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도 변화하고 있다"라며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지 않는 점이 주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가 크고 전기차 중심의 시장 구조가 확립됐다"라며 "이러한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제네시스의 전기차 출시는 올바른 방향이자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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