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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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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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건자재기업 KCC가 최근 진행한 25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조원 넘는 금액을 모집해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온 1조원 부킹을 통해 공모채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건설업종 부진에 따른 우려 속에서도 건자재를 제외한 도료, 페인트 등 다른 사업분야의 약진이 투자자들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달 27일 기관을 대상으로 한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5800억원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KCC는 오는 7일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모채는 3년물과 5년물로 각각에 2100억원, 400억원을 할당했다. 기관들은 3년물에 1조2100억, 5년물에 3700억원을 청약하면서 6배가 넘는 오버부킹을 기록하게 됐다.

KCC가 공모채 발행을 개시한 2013년 이래 단일 트랜치에서 조단위 수요를 모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KCC는 '신용등급 AA-(안정적)'을 갖춘 우량사채로 평가받는다. 최근 건설업종의 침체 여파로 수요예측에 영향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6배 오버부킹을 통해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6배 오버부킹으로 증액발행은 물론 금리도 전 트랜치 구간에 걸쳐 마이너스(-)로 결정되며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구축됐다. KCC는 희망 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금리 대비 -30~+30bp로 제시한 바 있다.

이로써 KCC는 지난 1년 동안 나선 세 차례 수요예측에서 모두 조단위 모집에 성공하며 공모채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KCC는 2023년까지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차례도 조단위 주문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건설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건설자재 기업임에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데 성공하며 과거와 정 반대의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저평가를 받던 KCC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이유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KCC는 건자재 부문뿐만 아니라 페인트 등 도료, 실리콘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건자재 분야 의존도를 줄이고 도료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도료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에서 47.7%를 차지하는 회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지난 2023년 적자를 낸 실리콘 부문도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리콘 분야의 영업이익도 13%가량을 차지하며 실적 상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반면, 건자재 분야는 건설산업 침체 등의 여파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37%에 그쳤다. 2023년 62%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외형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투자업계에선 KCC의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선업, 자동차 등을 전방산업으로 둔 도료 부문에서의 약진으로 건설산업 침체의 여파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업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추가 실적상승 기대도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KCC는 기존 건자재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최근에는 자동차, 페인트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종합 자재 기업으로 탈바꿈한 상황"이라며 "최근 떠오르는 자동차, 조선업 후방 산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다, 건설자재 부문에서도 아직까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향후 반등 가능성도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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