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보릿고개 '장기화'…중견 이어 대형사도 유동성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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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보릿고개 '장기화'…중견 이어 대형사도 유동성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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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중견건설사들의 연이은 도산으로 건설업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대형건설사들 역시 위기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사 부동산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일부 계열사 정리를 추진하는 건설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8위 롯데건설은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 등을 포함한 1조원 규모 자산 매각 추진 계획을 밝혔다.

잠원동 사옥은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상가 건물로, 지난 1978년 롯데건설이 최초로 시공한 설악아파트의 부속 상가다. 롯데건설이 지난 1980년부터 터를 잡고 있던 곳으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자산을 롯데건설이 매각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이미 롯데건설은 잠원동 본사 사옥 부지 매각에 대해 컨설팅 업체 등에 분석을 의뢰했고, 수도권 창고 자산이나 임대 주택 리츠 지분 매각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등으로 개발이 가능한 잠원동 부지가 5000억원가량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수도권 창고와 3000억원 규모 민간 임대 리츠 등을 포함하면 1조원가량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의 자산 매각은 최근 신동아건설과 삼부토건 등 중견건설사들이 연이어 도산하는 가운데 위기의 바람이 중견건설사를 넘어 대형건설사에까지 불어 닥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대형건설사들의 실적은 1년 전과 비교해 대부분 '우하향' 했다. 실적이 개선된 회사들의 경우 사고 비용 선반영으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좀처럼 건설업황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형건설사들은 갖고 있는 실물자산과 사업 부문 축소 등을 빠르게 단행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시공능력평가 5위 건설사인 DL이앤씨의 지주사 DL그룹은 최근 서울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코엑스, 메종 글래드 제주 등 글래드호텔 3곳을 매물로 내놨는데, 현재 싱가포르투자청(GIC)와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폐플라스틱 자회사인 'DY인더스'와 'DY폴리머'를 지난해 말 매각했고, 수처리·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매립장 매립 자회사인 '리뉴원' 매각 작업도 펼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과거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주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으나,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과감하게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두 기업을 매각할 경우 SK에코플랜트는 2조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GS건설 역시 1조5000억원 규모로 평가받는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건설업황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설사들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안강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도산하고 있고 추가로 무너지는 회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비단 중견건설사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인 만큼 대형건설사들도 긴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건설사들 역시 대형 사업장에서의 미수금 등이 발생할 경우 큰 위기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유동성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판단"이라며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자산 매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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