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 가입자가 금융회사에 지불한 수수료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사진=신한투자증권]](/news/photo/202502/632523_547878_1646.png)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지난해 퇴직연금 가입자가 금융회사에 지불한 수수료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 수수료는 운용 실적과 상관없이 금융회사가 떼어가는 구조다.
적립금이 커지다보니 수수료는 매년 늘고 있으나, 수익율은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기업 혹은 개인)가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사에 자산관리 대가 등으로 건넨 총수수료는 지난해 1조6840억5500만원에 달했다.
작년 수수료 수입을 금융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2116억4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2064억2300만원), △삼성생명(1714억6400만원), △하나은행(1663억200만원), △우리은행(1284억1000만원), △IBK기업은행(1269억3900만원), △미래에셋증권(189억9300만원) 순이었다.
수익률과는 무관하게 금융사가 가입자한테서 거둬가는 수수료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수수료 규모는 △2018년 8860억4800만원 △2019년 9995억7800만원 △2020년 1조772억6400만원 △2021년 1조2327억원 △2022년 1조3231억6100만원 △2023년 1조4211억8600만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수료 규모가 커지는 이유는 해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행 수수료 체계는 금융사들이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적립금에 차등 요율이나 단일 요율 등 일정 비율로 부과해서 가입자한테서 떼어가는 방식이다. 적립금이 커지면 커질수록 수수료도 커지는 구조다.
실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05년 12월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지만,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으로 커졌다. 2024년에는 약 432조원으로 증가했고, 2032년에는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퇴직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10년간 퇴직연금 연 환산 수익률은 2.07%에 불과하다. 5년으로 기간을 줄여도 연 환산 수익률은 2.35%로, 2023년 물가 상승률인 3.6%에도 미치지 못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2.25%, 2020년 2.58%, 2021년 2%, 2022년 0.02%, 2023년 5.26%로, 제도 시행 이후 5%대 수익률은 2010년과 2023년 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들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5% 안팎의 연평균 수익률 성과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3~4%포인트나 낮은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