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에 떼인 퇴직연금 수수료 갈수록 눈덩이…작년 1조7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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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에 떼인 퇴직연금 수수료 갈수록 눈덩이…작년 1조7천억원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5년 02월 12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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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운영성과 무관 일정비율 수수료 부과
금융사에 떼인 퇴직연금 수수료 갈수록 눈덩이…작년 1조7천억원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사들이 가입자한테서 떼가는 퇴직연금 수수료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익률은 극히 저조한 상황에서 가입자들은 수수료로 지불하는 비용만 커지는 현실을 어찌해볼 도리없이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속앓이만 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기업 혹은 개인)가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사에 자산관리 대가 등으로 건넨 총수수료는 지난해 1조6천840억5천500만원에 달했다. 1조7천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수수료로 떼인 셈이다.

[그래픽] 금융사 퇴직연금 수수료 추이

작년 수수료 수입 규모를 상위 금융사별로는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2천116억4천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2천64억2천300만원), 삼성생명(1천714억6천400만원), 하나은행(1천663억200만원), 우리은행(1천284억1천만원), IBK기업은행(1천269억3천900만원), 미래에셋증권(1천89억9천3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수익률과는 무관하게 금융사가 가입자한테서 거둬가는 수수료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수수료 규모는 2018년 8천860억4천800만원, 2019년 9천995억7천800만원, 2020년 1조772억6천400만원, 2021년 1조2천327억원, 2022년 1조3천231억6천100만원, 2023년 1조4천211억8천600만원 등으로 늘었다.

이처럼 수수료 규모가 커지는 것은 해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행 수수료 체계는 금융사들이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적립금에 차등 요율이나 단일 요율 등 일정 비율로 부과해서 가입자한테서 떼어가는 방식이다. 적립금이 커지면 커질수록 수수료도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05년 12월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지만,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으로 커졌다. 이후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2023년 382조4천억원 등으로 늘어났다.

2024년에는 약 432조원으로 400조원을 훌쩍 넘었고, 2032년에는 1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들은 이렇게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정작 퇴직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형편없다.

상명대학교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김재현 교수

2023년 말 기준으로 10년간 퇴직연금 연 환산 수익률은 2.07%에 불과하다. 5년으로 기간을 줄여도 연 환산 수익률은 2.35%로, 2023년 물가 상승률인 3.6%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2.25%, 2020년 2.58%, 2021년 2%, 2022년 0.02%, 2023년 5.26%였다. 제도 시행 이후 5%대 수익률은 2010년과 2023년뿐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들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5% 안팎의 연평균 수익률 성과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3∼4%포인트나 낮은 실적이다.

국민연금연구원

한편 퇴직연금제도의 법적 근거가 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사업장의 사용자는 일정 금액(급여의 8.33%)을 보험료로 떼어 외부 금융기관(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겨야 한다. 금융사는 이를 운용해서 수익을 낸 뒤 가입자(기업 혹은 근로자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퇴직연금 운용관리와 자산관리, 펀드 소개에 따른 비용 등 각종 명목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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