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사진=김지훈 기자]](/news/photo/202502/632426_547768_137.jpg)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다. 그간 '소버린(자주권) AI(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향후 네이버의 AI 전략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픈AI에 이어 딥시크가 촉발시킨 'AI 경쟁'에서도 네이버가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지난 6일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 책임자(GIO)의 사내이사 복귀, 최수연 대표 재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해진 창업자와 최수연 대표는 3년 동안 사내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최수연 대표·채선주 대외/ESG 대표 체제에서 '이해진 창업자·최수연 대표 체제'로 변경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과 AI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산업 트렌드가 AI가 집중되는 만큼 이해진 창업자가 전면에 나서 이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네이버는 거대 언어 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해진 창업자는 소버린 AI가 글로벌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만큼 AI 주권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 디지털과 아랍어 LLM 기반 소버린 AI 개발을 함께 추진하기로 하는 등 영어권 국가의 독주를 막는다는 복안이다.
최근 AI 산업은 중국의 생성형(AI) 딥시크의 등장으로 요동치고 있다. 딥시크는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선보이며 AI 개발에 고비용·고성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뒤집었다.
실제 딥시크가 밝힌 금액보다 더 많은 비용이 개발에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글로벌 빅테크가 아니더라도 '챗GPT'에 버금가는 AI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업계에 확산됐다.
이에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해 수준급 LLM을 개발해낼지 시선이 쏠린다.

경쟁사인 카카오가 최근 AI 개발·투자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해진 창업자의 복귀를 부추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지난 4일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보다 많은 이용자가 AI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 'API'를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해당 협력을 통해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한층 강화했다.
눈길을 끈 것은 양사가 기술 협력을 넘어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협업은 국내 시장에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AI 서비스 대중화를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자체 개발을 이어오던 네이버도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7일 네이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빅테크 LLM 등 외부의 다양한 LLM과의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며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서비스 제공에 다른 기업의 LLM을 직접 활용한 사례는 없으나, 자사 AI 모델 고도화를 위해 협력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창업자가 전면으로 나서는 것은 네이버가 AI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라며 "딥시크의 등장뿐 아니라 카카오와 오픈AI의 협력도 복귀를 부추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