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정국 불안과 통상 환경 악화 등 영향으로 3개월 전보다 하향 조정된 1.6%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는 내수 부진의 지속으로 인해 1.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11월에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0%와 비교하면 석 달 만에 0.4%p가 낮아진 셈이다.
KDI는 상반기에 0.9%, 하반기에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등 주요 기관의 전망치보다 낮고 한국은행(1.6∼1.7%)과 유사한 수준이다.
KDI는 최근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마저 조정되면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건설업 침체와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조업 증가세마저 둔화해 성장 동력이 약화했다는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소비는 경기 상황에 비해 높은 금리가 지속되고,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더해지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DI는 민간 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 경우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의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2.0%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종전 전망치(2.1%)보다 소폭 낮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 부진 영향이 지속되면서 1.2%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인 -0.7%보다 감소율이 높아진다고 본 것이다.
수출은 통상 환경 악화로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상품 수출 전망치는 종전 1.9%에서 1.5%로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도 930억 달러에서 897억 달러로 내렸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내수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낮은 수요 압력이 지속되면서 1.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1.5%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두 전망치 모두 종전 전망에서 변동이 없다.
다만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전제는 최근 유가 상승세를 고려해 배럴당 74달러에서 75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취업자 수는 기존 전망보다 4000명 감소한 10만명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국제 통상 분쟁이 격화하는 경우 우리 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 통상정책 변화의 대상·시기·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대내외 투자 수요가 축소되면 우리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통상 분쟁에 따른 각국의 경기 둔화 역시 수출에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종전 전망 때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이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며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다만 "미국 정부 정책에 따른 통상 갈등이 더욱 격화하거나, 정국 불안이 예상보다 장기화한다면 성장률은 1.6%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