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본격화…'금리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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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본격화…'금리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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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은행권 대출금리가 하락세에 들어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은행권이 지난해 말 올렸던 가산금리도 다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았던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은행권이 금리 인하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중은행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24%로 집계됐다. 작년 8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던 대출금리는 같은해 11월부터 4.27%를 기록한 뒤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세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은행권 평균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4.37%까지 올랐다가 12월 4.26%로 내려왔다. 

대출금리가 하락한 데는 한은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의 지표금리 기준이 괴는 시장금리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은행권 평균 지표금리는 주담대 기준 지난해 12월 3.06%로 전월 대비 0.19%포인트 떨어졌고, 가산금리는 2.46%로 소폭 낮아졌다.

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해왔다. 그러나 새해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약해지면서 은행들도 가계대출 금리 인하 행렬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달 14일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췄고, 우리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주요 가계대출 상품 가산금리를 최대 0.29%포인트 내렸다. 기업은행은 주담대, 전세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인하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에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자 은행간 금리 인하 경쟁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하자 은행들이 금리가 낮아지기 전 대출 영업을 확대해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경쟁을 펼칠 것이란 분석이다. 통상 은행권에선 연초마다 금리 인하를 통해 고객 유치 경쟁이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지난달 가계대출 총량이 줄어들었던 점도 은행권의 대출 관리 부담을 줄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365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694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1조6592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3조54억원 줄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가산금리 인하 압박에 나선 점도 은행의 금리 경쟁에 힘을 실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은행들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며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은행 대출금리 인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종전 2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전달 경로, 가산금리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은행의 '이자장사' 영업행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어 은행권의 금리 인하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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