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추경 등 상방 압력 계속…한은 금리인하 결정에 변수될 듯

연초부터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면서 가계 살림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환율이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유가마저 빠르게 오르면서 휘발유와 가공식품 등을 필두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물가 상승률은 쉽사리 둔화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이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많은 상황에서 석달 연속 물가 오름폭 확대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 생활물가지수 2.5% ↑…커피·휘발유·등록금까지 다 올랐다
5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1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3.0%) 이후 반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생활물가는 지난해 10월 1.2%까지 상승률이 내려갔으나 이후 11월 1.6%, 12월 2.2%, 1월 2.5%로 석 달 연속 높아졌다.
기업들은 연초부터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할리스, 폴바셋 등 커피 브랜드들은 지난달 커피 가격을 200∼300원가량 일제히 올렸다.
오뚜기는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컵밥 7종과 사골곰탕 제품 등의 가격을 10∼20% 인상했다.
오리온과 대상, 동서식품 등도 소스류와 과자, 음료 등 제품 가격을 올렸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1천500원대에서 16주 연속 상승해 현재 1천730원 언저리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800원까지 올랐다.
대학 등록금 인상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따르면 전국 대학 190개(사립 151개·국공립 39개) 중 54.2%에 해당하는 103개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다.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16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다만 기름값을 밀어 올렸던 환율 및 국제유가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조짐을 보여 국내 유가도 내려갈 전망이다.
◇ 고환율·고유가에 국내·외 정국 변수까지…'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고유가·고환율 상황이 생활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말 배럴 당 6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점차 상승해 지난달 80달러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5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다가 이달 들어선 1,45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원자재 및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그 영향으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가 상승률 확대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는 데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는 등 외부 환경 변수들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