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한국이 공식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탈모 치료제 시장이 황금기를 맞았다.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증·장년층의 탈모 문제가 제약업계의 핵심 건강 이슈로 부상한 까닭이다.
이에 제약업계는 탈모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 제약업계, 탈모치료제 시장 '성장세'에 적극 움직임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23일 기준 대한민국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5122만1286명)의 20.0%를 차지했다. 즉,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의미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는 만큼 다양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제약업계는 이 시기가 탈모 예방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내다보고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뷰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1년 약 8000만 달러(한화 약 1034억) 규모에서 2028년에는 1억5000만 달러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 증가에 따라 제약업계는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구용(먹는 약), 주사제형 등 '제형 차별화'에 초점을 맞춰 신약 개발과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삼진제약은 지난 14일 자체 생산 공정을 통해 제조한 탈모치료제 '올틴정 5㎎'을 출시했다. 이는 모발과 손발톱의 성장 장애를 개선하는 고함량 비오틴 성분의 일반의약품이다. 섭취 횟수는 1일 1회 1정이다.
올틴정은 프랑스 원료회사 DSM의 고품질 '비오틴'(비타민 B7) 원료로 제조됐다. 비오틴은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대사와 에너지 생성에 필수 성분이다. 결핍 시 모발이 가늘어지고 부서지는 등 모발 성장 장애와 지루성 피부염을 동반한다.
삼진제약은 올틴정 출시를 기반으로 탈모 관련 제품군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 주사제 등 새로운 형태 치료제 개발···기존 한계 극복
경구용과 같은 기존 치료제의 형태는 약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되거나 매일 복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제약업계는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주사제형, 필름코팅 등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은 월 1회 투여 방식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개발 중이다. 이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개량 신약으로, 지난 2022년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안정적인 혈중 약물 농도 유지와 탈모 원인 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농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현재는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를 활용한 남성형 탈모 치료 가능성을 연구 중이며, 적응증 확대를 통한 탈모 치료제로의 상용화를 모색하고 있다.
종근당도 3개월에 1회 투여 방식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CKD-843' 후보 물질을 개발 중이다. 이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개량 신약으로, 2022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종근당은 임상 3상에서 효능과 지속 가능성 측면을 중점으로 두고 연구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임상은 2027년 종료,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근당은 필름코팅형 방식의 여성용 탈모 치료제 'CKD-498'도 개발 중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탈모 치료는 이제 미용 목적을 넘어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높아진 소비자의 관심과 시장 확대가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