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트럼프 대통령과 별도 회동 추진 가능성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이 추후 회동을 가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
앞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은 지난해 11·5 대선 이후 트럼프 측 관계자들과 계속해서 접촉해왔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 기금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기부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또한 WSJ은 현대차그룹이 향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나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정 회장이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거나 향후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을 가진 새 행정부와 협력할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WSJ은 취임식이나 취임식 부대행사에는 장재훈 부회장이나 현대차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 사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성김 현대차 대외협력 사장도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이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가량을 기부하면 취임식 전날 열리는 만찬에 6명가량이 참석할 수 있는 티켓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정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이 추진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추가 투자를 단행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2022년 이후 현대차그룹의 대미 총투자액은 178억5000만 달러(26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관세 등으로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 유력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추가 투자추가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정의선 회장은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 회동한 후 총 105억 달러(15조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정 회장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모두 취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