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겪고 있음에도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325.6GWh(기가와트시)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 역시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4% 증가한 84.2GWh로 점유율 25.9%를 차지하며 글로벌 2위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현대차그룹 등에 탑재됐다.
SK온은 12.6% 증가한 35.2GWh로 점유율 10.8%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기아 EV9 해외 판매 확대와 메르세데스 벤츠 EQA, EQB, 포드 F-150 라이트닝의 판매 호조 등이 영향을 미쳤다.
5위인 삼성SDI의 경우 BMW와 리비안의 판매량은 호조를 보였으나 아우디 Q8 e-트론의 판매량은 감소해 전체 사용량으로는 0.4% 증가한 28.9GWh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5.6%를 보였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글로벌 1위인 중국 CATL은 7.0% 성장한 84.9GWh를 기록하며 점유율 26.1%로 1위를 차지했다. CATL은 내수 시장의 공급 과잉 문제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수출로 해소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BYD(비야디)는 배터리 사용량이 무려 131.3% 성장하며 6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한 경쟁 심화로 중국 외 기업들은 높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가별 정책 변화와 수요 변동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