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늘어났지만,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10%대로 하락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초과 물량을 신흥국으로 확대하며 점유율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785.6GWh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성장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9% 증가한 91.4GWh로 점유율 11.6%를 기록하며 글로벌 3위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현대차그룹 등에 탑재됐다.
SK온은 11.8% 증가한 35.3GWh로 점유율 4.5%를 차지하며 5위에 올랐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량 회복, 기아 EV9 해외 판매 확대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의 경우 BMW와 리비안의 판매량은 호조를 보였으나 아우디 Q8 e-트론의 판매량은 감소해 전체 사용량으로는 0.1% 증가한 28.9GWh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19.8%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진 2020∼2021년 30%대를 기록한 뒤 2022년 1∼11월 24.4%, 2023년 23.5%로 하락세를 보인 뒤 이번에 10%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글로벌 1위인 중국 CATL은 28.6% 성장한 289.3GWh를 기록하며 점유율 36.8%를 장악했다.
2위에 오른 BYD(비야디)는 35.9% 성장한 134.4GWh로 점유율 17.1%를 차지했다. BYD는 순수 전기차와 PHEV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ALB 또한 22.2% 증가한 36.3GWh를 기록하며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SNE리서치는 "단기적으로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들의 성장세가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배터리 업체들은 전략 다각화와 기술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