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이전하는 구조 개편을 일시 중단했다. 비상계엄 사태 영향으로 해당 기업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다.
두산로보틱스는 11일 오전 11시 5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0.77% 내린 5만1800원에 거래중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최근 5거래일간 20% 가량 급락했으며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전일 장중 12.54% 내린 5만2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밥캣은 전거래일보다 3.36% 급락한 4만17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밥캣 분할 합병안이 무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거래일보다 0.70% 오른 1만7290원에 거래중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양사 주주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두산그룹은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겠다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약속한 주가는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이었다. 하지만 각각 현재 주가와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으로 분할합병의 실익이 사라지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 소집을 철회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임시총회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총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이날 향후 예정된 모든 분할합병 관련 사항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의 최근 5거래일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증권]](/news/photo/202412/624017_538982_1311.png)
증권업계는 당분간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당초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들고 상장 폐지하겠다는 계획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수정안 역시 무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주가가 매수청구가보다 크게 낮아져 매수청구 금액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양사의 주가가 매수청구가 이상일 경우에만 찬성하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될 경우 상당 기간 인위적 개편을 재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된다"고 전했다.
당분간은 업황과 실적에 근거한 정상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4분기 실적은 3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 이후 낮아진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보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대부분의 장비를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두산밥캣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간 3.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배당수익률도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