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원자로 건설현장.[연합]](/news/photo/202412/623875_538840_4229.jp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건설업계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 전개 과정에서 불안정해진 환율 등으로 인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 불확실성 지속으로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려던 건설사들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언 이후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42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탄핵정국인 국내 정치적 불안요인 등으로 환율은 '1400원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이 불안해지면서 '공사비 상승' 우려가 불거지고 있어서다. 안 그래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와 더불어 2~3년 새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율이 급격하게 악화된 건설업계는 탄핵이라는 변수를 맞아 더욱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통상 공사비가 오르면 공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이어진다. 실제 올해 10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2로 평균 수준인 100을 30% 이상 웃돈다. 공사비 지수는 지난 2021년 1월 104.1을 기록한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국내 정세의 안정 시점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해외 일감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높은 환율로 인한 원자재 수급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데다, 국내 정세 불안으로 인한 해외 발주처의 우려 등이 겹치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런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만나기로 했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및 스웨덴 정부 관계자가 최근 불안정한 국내정세 등을 고려해 방한을 취소하며 일정이 취소됐다. 이들의 방한은 최근 건설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소형원전모듈(SMR) 관련협약을 위해서였다.
'한·스웨덴 전략 산업 서밋'에서 두 회사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스웨덴 정부 측과 간담회를 먼저 진행한 뒤 삼성물산이 스웨덴 SMR 개발 업체 칸풀넥스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런 계획 자체가 아예 물거품이 된 것이다.
특히 관계자들의 방한 취소 사유가 국내 정세 불안정이라는 것은 당장은 물론 향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계엄 사태 이후 불안한 국내정세에 따른 여파가 건설업계에 끼치는 모양새"라며 "해외 발주처에서 바라보는 국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감을 맡기는 데 주저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건설사들 역시 내년 계획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장기화로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위한 건설사들이 많았지만, 갑자기 등장한 탄핵정국이란 변수로 인해 해외 사업에 주력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해외 사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으나 현재 상황에선 이러한 방향성을 다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