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쇼핑' 등 오남용 심각···심평원 "해결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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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쇼핑' 등 오남용 심각···심평원 "해결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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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최근 보건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과도한 '의료쇼핑' 등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의료 오남용 실태가 거론되면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이 주최하고 심평원이 주관한 '의료 과다 이용 실태 분석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의료 오남용 실태를 발표하며 이 같이 전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평균 외래 이용 횟수는 15.7회였고, 이보다 10배가량 많은 연 150번 이상 외래 진료를 한 사람은 18만5769명에 달했다. 연 365회, 하루 1회를 초과해 진료를 본 환자는 2480명으로 집계됐다.

한 해 중 150∼365회가량 의료기관의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전 연령대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한 환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91%는 물리치료를, 50%는 신경 차단술을 받았고, 60%는 트리마돌주를 투여받았다.

특히 트라마돌주는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로 관리되기에 전문가 사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50대 남성 A씨는 지난 한 해 중 363일을 의료기관에 방문했다. 하루 평균 8.2곳을 돌며 1년에 무려 3900번 외래진료를 보고, 해열진통소염제 '트리마돌주'를 2249회 투여했다. 그중 52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용량을 초과해 맞았다. 

이 밖에도 지난해 CT 촬영을 무려 130회나 한 50대 남성은 약 27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됐다. 이는 일반인의 방사선 유효선량 한도인 연간 1mSv는 물론, 방사선 관계 종사자의 한도 50mSv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과도한 '의료쇼핑'은 건강보험 재정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 위협을 낳는다.

박정혜 심평원 심사운영실장은 "환자들이 여러 기관을 다니며 동일한 치료를 중복·반복해서 받는 경향을 보인다"며 "의료의 오남용은 부작용, 과다한 방사선 피폭 등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지영건 차의과대 교수는 "진료 단계에서부터 의료기관 간 실시간 진료 정보를 제공하는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의료 과다 이용의 위해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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