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일대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의 모습.[연합]](/news/photo/202412/622662_537519_158.jp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재건축 이슈'로 들썩이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신탁 열풍'이 불고 있다. 14개 단지 중 3·4·7·8·12 를 제외한 9개 단지에서 '신탁방식 재건축'을 채택한 것이다.
일반 조합사업과 비교해 수수료 등이 부과되는 신탁방식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수익성을 다소 낮추는 대신 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주민들의 의지표현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1·2·5·9·10·11·13·14단지 등 9곳이 재건축을 위한 신탁사 선정을 완료했다.
우선 1단지의 경우 한국토지신탁을 재건축 추진을 위한 신탁사로 선정했고, 2·5단지는 하나자산신탁을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밖에도 △9·11단지(한국자산신탁) △10단지(한국토지신탁) △13단지(대신자산신탁) △14단지(KB부동산신탁) 등이 신탁사 선정을 완료하고 재건축을 향한 과정을 밟고 있다.
신탁방식은 자금조달에서 분양까지 전 과정을 신탁사가 주관하는 사업방식이다. 신탁사가 재건축을 위한 자금조달 외에도 시공사와 조합간의 갈등 해소 등 중재자로서 역할을 한다.
일반 조합방식 재건축과 비교해 높은 비용이 든다는 부담이 있지만, 전문성을 갖춘 덕에 빠른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신탁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할 경우, 구역지정과 사업시행자 지정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소요시간이 대폭 줄어들어든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목동의 재건축은 높은 수익성을 담보로 하지만, 각종 규제 등의 이슈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의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따.
더불어 신탁방식 재건축을 선택한 것은 수익성을 다소 낮추더라도 빠른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목동의 경우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이 도래한 직후부터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목동 전 단지가 지구계획으로 묶인 탓에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최근 다양한 정비사업장의 조합장 비리 등이 발생하며 사업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빈번한 만큼, 조합없이 신탁사업을 통해 이러한 위험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역시 '시간싸움'이 된 만큼 신탁사에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자는 데 뜻이 모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목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목동 일대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공사비가 더 오르기 전에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자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빠르게 재건축을 위한 단계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탁방식의 사업에 대해 속도는 높일 수 있지만 사업의 완주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신탁방식 재건축을 통해 완공된 단지들이 손에 꼽는데다, 수수료율과 관련된 표준계약안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분쟁의 요소가 될 수도 있어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목동의 경우 수익성이 워낙 높은데다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재건축과 관련된 관심이 높은 지역"이라며 "최근 대다수 단지들이 신탁방식을 선택한 것은 빠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탁방식은 신탁사 자체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안정적인 자금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법적으로 표준계약사항이 마련됐지만 수수료 책정과 관련된 부분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 향후 분쟁이 없도록 주민과 신탁사 간 사전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