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수억원 호가하는 '부역명' 집착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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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수억원 호가하는 '부역명' 집착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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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투자증권]
[사진=신한투자증권]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다양한 기업들이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하철역 역명병기 입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금융권에서 수억원대를 투입해 지하철역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대형 유통사의 경우 역명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으나, 금융사들은 부담스러운 비용을 들여서라도 기업명 홍보에 집중하는 추세다.

2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 총 10개 역에 대해 공모를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강남·성수·여의나루역이 낙찰됐다. 

당시 입찰 결과를 살펴보면 강남역은 하루플란트치과의원이 11억1100억원, 성수역은 올리브영이 10억원, 여의나루역은 유진투자증권이 2억2200만원으로 각각 낙찰됐다. 

다만 CJ올리브영의 경우 최근 지하철 2호선 성수역명 병기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수(CJ올리브영)역' 명칭 도입이 무산됐다. CJ올리브영은 병기권 반납으로 계약금 10억원의 10%인 1억원가량을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하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병기권 반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역명병기 마케팅 수요가 가장 많은 금융사의 경우 역명병기 입찰에 꾸준히 참여할 만큼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금융권 사이에선 역명병기 마케팅이 이른바 '가성비 높은' 마케팅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명병기 사업은 서울교통공사의 재정난 극복을 위해 2016년부터 추진됐다. 부역명을 낙찰받으면 지하철역이나 출입구·승강장·안전문 등에 기관·기업명이 함께 표기돼 홍보 효과가 탁월하다. 입찰 참여 조건에는 기관·기업이 대상 지하철역에서 1㎞ 이내(서울 시내 기준)에 위치해야 한다. 

이처럼 역명병기 사업은 역 주변 큰 업체, 기업 등에 관련 사업을 한다고 알리는 등의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금융사의 참여도가 타 기업에 비해 높은 편이다. 

과거 부역명이 있었지만 재입찰 매물로 나온 종각역의 경우 과거 SC제일은행이 2017년부터 6년간 역명을 병기해왔다. SC제일은행은 종각역 역명병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향상 효과를 봤다. 당시 은행 자체평가 결과, 계약 시점인 2017년 6월 대비 2019년 말 SC제일은행 브랜드의 비보조 인지도가 약 3%포인트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종각역 인근에는 대구은행이 전신인 iM뱅크, 신한은행 종각역 지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추후 입찰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신한은행의 경우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부역명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라 입찰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4대 금융지중 가운데 KB금융은 '샛강역(KB금융타운)', 하나금융은 '을지로입구(하나은행)', 우리금융은 '명동역(우리금융타운)' 등으로 역명병기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카드가 각각 여의도역과 을지로3가역을 부역명으로 사용해 '신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가 나서서 역명병기 마케팅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iM뱅크의 경우 과거 지역은행인 대구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부역명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모 회사인 DGB금융그룹은 종각역 인근에 DGB금융센터를 두고 있는 데다 이미 종각역에서 지하철 내 음성 광고를 활용 중이기 때문이다.

통상 부역명 마케팅은 공익성 요소가 짙어 공신력 있는 마케팅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한 번 부역명을 낙찰받으면 3년간 사용할 수 있고, 이후 재입찰 없이 한 차례 더 계약을 연장할 수 있어 편의성 제고는 물론, 가성비까지 갖춘 홍보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역명병기 마케팅을 통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상당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꾸준히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부역명 사용료는 3년간 나눠 납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역명병기를 통해 수천여명이 이동하는 지하철 역에 은행 브랜드를 계속 노출할 수 있어 가성비 있는 브랜드 홍보 효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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