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하 카카오페이손보)이 '장기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만성적인 적자를 탈출해 디지털 보험사에 활로를 열어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디지털 보험사들이 출범하면서 보험의 디지털화를 통한 소비자 편의성 제고로 업계의 '메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영업 채널의 한계와 미니보험의 낮은 수익성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2024 아시아보험산업대상'에서 올해의 디지털 보험사를 수상했다. 해당 부문 수상은 국내 보험사 중 최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보험 가치를 제공한 것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회사는 첫 상품 출시 후 약 2년 만에 300만 고객을 확보하는 등 빠른 속도로 국내 디지털 보험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손보가 그간 해외여행보험 등 '미니보험'을 통해 쌓아온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장기보험 위주의 수익성 확보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니보험이란 클릭 몇 번 만에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간편함과 필요한 만큼만 담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3월과 5월에 운전자보험과 영유아보험을 각각 출시하며 장기보험 시장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운전자보험과 영유아보험은 만기 3년 이상의 장기보험으로도 출시할 수 있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카카오페이손보의 장기보험 출시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단기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니보험 등 단기보험은 상품구조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워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저렴한 보험료로 수익성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보·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국내 5대 디지털보험사는두 상반기 총 8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캐롯손보(308억원)·카카오페이손보(218억원)·하나손보(156억원)·교보라플(76억원)·신한EZ손보(60억원) 순이다. 이들 디지털 보험사 중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디지털화를 통한 판매채널 혁신을 통해 이미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디지털 중심의 판매플랫폼을 통해 디지털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을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는 미니보험을 통해 젊은 고객을 다수 확보했다.
합리적인 소비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보험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며 여가·레저활동 등 실생활의 작은 위험을 보장하는 미니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로 회사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수익 창출을 위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이들의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보험사들은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거나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는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디지털 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산업이 다양한 사업모형을 구축하기 위해 이들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고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