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추풍낙엽' 삼성전자, 증권사 신뢰도(信賴度)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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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추풍낙엽' 삼성전자, 증권사 신뢰도(信賴度) 떨어진다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10월 2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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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연초 대비 27% 하락, 전일 52주 신저가 경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에 빛나는 국민주 삼성전자의 현실이다.

마냥 반등을 기다리던 개미투자자들은 속절없이 급락하는 삼성전자를 두고 한탄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개인 대부분이 손실을 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개미지옥'이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8만원대에서 샀는데 6만원 아래로 떨어질 줄은 몰랐다는 얘기와 함께 내려가는 주식에 물타기를 하다가 물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개미들을 등져버린 '국민 배신주'가 됐다는 비아냥도 들려온다.

증권사 계좌로 삼성전자를 보유한 투자자 10명 중 9명은 손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차라리 그냥 예금을 할 걸 그랬다'며 한숨을 짓는 투자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내부 분위기도 좋지 않다. 주가가 5만원대까지 하락한 데 이어 부진한 3분기 잠정실적까지 내놓으면서 이례적으로 반성문까지 내놓은 상황이 펼쳐졌다. 위기 대응 방안을 요구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의 주가 하락이 과도한 만큼 저가 매수를 하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사실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조언은 몇 개월 전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정말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생각하고 접근해도 될까. 증권가는 역사적으로 바닥권에 접근했다고 단언한다. 외국인의 대거 매도로 1년래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주가가 이미 빠질 만큼 빠진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다. '보유'나 '매도'를 제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9만원대에 이른다.

반면 외국계 IB가 바라본 삼성전자는 달랐다. 맥쿼리와 서스퀘하나, 하이통 등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고 ISS-EVA와 사디프 등은 '보유'를 내놓았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외국계 IB의 부정적 리포트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매수 일색으로 이뤄지면서 외국계 리포트에 대한 신뢰도가 커져버렸다. 매수 추천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어쩌다 나타나는 매도 보고서에 시장의 관심은 집중되고 이는 곧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매도 리포트를 내놓을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탐방이 거절되고 법인 영업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도 리포트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입는다. 해당 기업에 대한 눈치와 투자자의 항의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 회사인 만큼 증권사들이 수수료 등을 통해 얻는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기업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리포트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행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기업 가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 국내 리포트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고 외국계 리포트에만 의존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글로벌 IB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 했다고 해서 시가총액 1위 기업과 코스피 시장이 흔들리는 일은 막아야 한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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