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KB라이프생명이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요양사업이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들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업계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해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서울 위례·서초 빌리지 요양시설과 종로구 평창카운티 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요양사업의 시장잠재력에 집중해 내년까지 요양시설 3개소를 추가로 개소하는 등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서며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19.51%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62명을 기록했다. 65세 인구 비중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한국은 내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KB라이프생명은 요양시설 개소 외에도 지난 2일 고객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KB 행복한약속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해 요양사업과 보험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 상품은 치매로 인해 의료기관(요양병원 제외)에 입원해 간병인을 사용하는 경우 최대 17만원, 요양병원에 입원해 간병인을 사용하는 경우 최대 12만원을 보장한다.
또한 요양원 입소가 불가한 초기 치매환자에 대한 보장도 가능한 경증케어 플랜을 마련해 고령층의 보장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니어 사업의 선두 주자로서 고객들이 안심하고 미래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다양한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B라이프생명이 이처럼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 건강 관리 및 요양 등 돌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저출산 현상으로 젊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노인을 부양할 여력이 위축돼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이 늘어남에 따라 요양 돌봄 시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올해 고령자 1000명을 대상으로 '고령자돌봄주택 이용 의향' 조사를 시행한 결과, 중산층 고령자 72%는 현재 거주지 근처에 고령자돌봄주택이 있다면 이용해 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사업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신한라이프도 지난 1월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변경하고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로 출범하며 요양사업에 진출했다.
신한라이프는 앞서 차별화된 시니어 주거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KAIST 뇌인지과학과와 시니어 공간 연구계약 협약식을 개최한 바 있다. 신한라이프는 해당 협약을 통해 신경건축학을 시니어 공간 디자인에 적용할 계획이다.
신경건축학은 공간과 환경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더 나은 건축을 탐색하는 학문으로 해외에서 정서적 안정감이 중요한 시니어 주거 시설에 활용하고 있다.
오는 하반기에는 경기도에 노인 주야간보호서비스센터(데이케어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데이케어센터는 경증 치매 등 장기요양 1~5등급 판정받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야간 일정 시간을 전문 의료인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들은 자회사 형태의 신사업을 통해 고령화와 신노년층 등장에 따른 새로운 수요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라며 "베이비부머 세대가 80~90세에 진입해 요양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노년층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요양시설 및 서비스 공급 확대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 요양 서비스 외에도 은퇴 이후 발생하는 주요 이벤트에 따른 고령자 서비스 수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종합 은퇴 솔루션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필요가 있다"라며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에 맞춰 신사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고객 정보·자금·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신규 사업경쟁력을 장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