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부동산 신탁사…한토신 '웃고', 교보·KB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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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부동산 신탁사…한토신 '웃고', 교보·KB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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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신탁업계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침체된 가운데 각 사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은 자금조달을 위한 채권발행에서 '오버부킹'(초과모집)에 성공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반면, '대규모 부실채권'이 드러나고 있는 교보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은 위기를 겪으며 울상 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토신(A-)은 회사채 2년물 300억원, 3년물 300억원 등 총 6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810억원의 주문을 받아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희망 금리 수준은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50bp(1bp=0.01%포인트)~+5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조달금액은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총 500억원 규모 공모채 상환에 사용될 전망이다.

한토신은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2년물은 700억원 모집에 100억원의 주문을, 3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28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미매각을 겪었으나, 이번에는 목표액을 상회하는 금액모집에 성공하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부동산PF와 관련된 우려에도 수요예측에 성공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토신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하며 건설관련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됐음을 증명했다.

한토신의 경우 이미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지의 순항, 영업수익 기준 시장점유율 11.6%로 업계 1위의 시장 지위 등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교보자산신탁은 최근 토지신탁 관련 채권에 대한 자산건전성 평가 과정에서 396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인식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부실채권은 경주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개발하려던 건으로, 회계 가결산 과정에서 토지는 감정평가가 가능해 고정으로 분류됐지만 나머지 채권은 회수가 불확실해 결국 부실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 몇 년간 차입형 및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방식의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많은 이익을 거둔 교보자산신탁은 부동산 PF라는 부메랑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채권 가운데 신탁계정대와 대손충당금 계정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재무건전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올해 상반기 말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5574억원으로 지난해 말 4404억원에서 6개월 새 1000억원 이상 늘었다. 다시 말해 차입형이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투입하고 있는 자금이 아직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뜻하는 셈이다.

KB부동산신탁 역시 작년 영업손실 962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최근 부실채권 리스크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부실사업장이 늘어남에 따른 신탁계정대 투입액이 급증하고 있어 재무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1분기 말 기준 7866억원으로 업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자산이 9410억원 수준인데, 이와 비교하면 84%가량이 투입되는 셈이다. 2021년에는 1187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2423억원, 2023년 6859억원에 이어 올해 8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까지 늘어나며 향후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과거 부동산신탁사들이 이익을 거둔 책준형과 차입형 사업방식의 후폭풍과 금융비용,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탁업계 전반에 걸쳐 부실채권 규모가 높아지는 가운데, 신용등급과 사업안정성을 갖춘 일부 신탁사의 경우 자금조달이 가능한 반면, 부실채권의 규모가 큰 회사는 자금조달마저 어려워 자체적으로 부실자산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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