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최근 여름휴가로 호주 시드니를 다녀왔는데 시티 부근에 새로 생긴 아시아권 뷰티 매장이 눈에 띄어 우연히 방문하게 됐다. 밖에서 보니 계산대 대기줄이 엄청 길어서 어떤 물건이 인기가 많은지 궁금해졌다.
매장에 들어서니 대부분 한국과 일본의 뷰티 제품들로 가득 차 있고, 20~40대 다국적의 여성들로 붐볐다. 한국 화장품(K-뷰티) 코너로 돌아서니 기초 스킨케어 제품부터 마스크팩, 선크림, 색조 화장품까지 다양했다. 피부색이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한국 화장품을 구경하면서 손에 쥔 바구니에 많은 제품을 담았다.
그들이 바구니에 담는 제품들을 보니 이미 유명한 제품보단 이름부터 생소한 'K뷰티 인디 브랜드'(신생 브랜드)들의 제품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조선미녀'를 필두로 인디 브랜드의 성장세를 귀로만 듣다가 눈으로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다.
제2의 'K-뷰티' 붐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10년 만에 K-뷰티 시장이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201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 화장품이 노리는 해외 시장은 중국·일본·미국 정도였다면, 이제는 유럽·캐나다·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장세가 커질 정도로 K뷰티의 경쟁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온 전성시대인 만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서 세계적인 위상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특히 인디 브랜드들은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려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마케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일례로 세계 속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디 브랜드인 '조선미녀'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부터 노렸다. 한방 스킨케어로서 자칫 국내에서는 40~50대 중년 여성으로 고객 범위가 한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북미·유럽 시장을 먼저 공략하면서 타켓 범위도 젊은 층과 남성에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썼다. 또 '틱톡' 등 숏폼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러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현재 SNS에서 조선미녀의 해외 브랜드명인 'BEAUTY OF JOSEON'으로 검색하면 외국인들이 올린 수 만 건의 포스팅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명맥을 이어가려면 단순히 제품 디자인과 용기를 바꾸고, 광고모델을 바꾸는 획일적인 방법을 넘어서야 한다.
각기의 브랜드들은 제품 아이덴티티를 먼저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와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부터 공략해야 한다.
지금처럼 K-뷰티가 사랑받고 있을 때 그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세계 속의 K-뷰티 자존심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