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매력 없는 코스피, 감기까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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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매력 없는 코스피, 감기까지 걸렸다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8월 06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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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코스피 시장에는 '미국이 기침하면 감기에 걸리고 중국이 기침하면 몸살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국내 시장이 유독 해외 증시에 민감하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우리 증시는 올라갈 때는 '느릿느릿' 가더니 내릴 때는 '와르르' 무너졌다. 조금씩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기초 체력이 허약한 한국 증시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증시에 또 다시 실망감을 느꼈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공포는 우리 주식 시장을 '검은 월요일'로 만들었다. 시장이 급락하면서 4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도 발동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회사 주식이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대미 수출 등 미국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늘 주식시장은 다시 급등세를 연출하며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전날 급락이 과했던 만큼 단기적으로 위축된 투자 심리는 누그러졌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앞날은 밝지 못하다. 해외에 비해 국내 증시와 상장 기업들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스닥'과 'S&P500지수'와 비교하면 코스피 상승률은 4분의 1 수준으로 처참하다.

한국 상장사들의 평균 주주 환원율도 미국 등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기업들은 주주에 대한 배당이 인색하다. 또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해서 주가를 부양할 의지도 부족하다.

또한 당장 내년 1월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 예정돼 있다. 금투세 시행은 매력이 떨어진 주식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투자계약증권, 파생결합증권,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실현한 소득에 포괄적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주식은 5000만원, 채권 등은 250만원을 넘으면 22~27.5% 세율로 세금을 부과한다.

금투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투자자에게 과세 제도가 도입되면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또 해외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국내 주식의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투세가 도입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금투세로 인해 한국 증시를 버리고 해외 증시로 옮겨가는 '주식 이민'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MZ세대들은 이미 한국 주식시장보다 수익률이 높은 미국, 일본, 대만 등 글로벌 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주가 저평가 현상'부터 해결해야 한다. 후진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밸류업'을 모색할 법안 마련이 우선이다.

기업경영과 기업 내부의 투명성을 높여 '1인 지배'라는 후진적 지배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장회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벌의 후진적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가치를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정부는 연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증시 상승 동력을 악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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