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시장 곳곳을 누빈 성과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올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전망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인도는 물론 중국, 미국 등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호실적을 내고 있는데, 이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지금의 현대차그룹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그의 행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인도자동차딜러협회(FADA)의 인도 승용차(PV) 소매 시장 통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인도에서 27만220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26만6760대) 대비 2% 증가한 수준이자, FADA가 집계한 현대차 역대 상반기 최대 판매량이다.
전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는 중국에서도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 '웨다기아'에 따르면 기아의 지난달 중국 판매 대수(수출 포함)는 2만655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7%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3.1% 급증한 10만9589대로 나타났다. 웨다기아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16만6395대로, 올해는 반 년 만에 2023년 전체 판매량의 65% 이상을 달성했다. 이 추세라면 2020년 이후 4년 만에 중국 판매 20만 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 1∼5월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승용) 43만7246대 중 11.2%에 해당하는 4만8838대를 팔았다.
이는 역대 1∼5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 기록 중 가장 많은 대수이며,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지난 2022년 10.6%(2만7388대)로 처음 10%대를 돌파한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도 전기차 판매량을 늘렸다. 5년 사이 미국 전기차 판매량 1위 테슬라와의 격차를 33%포인트(p) 줄이는 데 성공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내수가 부진했음에도 상반기 실적이 좋은 것은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좋았다는 것"이라며 "수십 년간 제품 품질을 끌어올리는 등 노력의 성과"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호조세는 정의선 회장의 행보가 크게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최근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유지·확장하는 데 집중했고, 올해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을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파트너십을 논의하는가 하면 지난 4월에는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는 인도 시장을 방문해 현지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소통했다.
인재 확보를 위해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해 포르쉐·애플 등을 거친 고성능 차량 개발 전문가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제네시스 연구·개발(R&D) 책임자로 직접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열중했다.
직접 해외 순방을 하지는 않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아칸소 주지사와 회동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 확장을 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조8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조73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의 추정치는 연결 기준 매출 27조6716억원, 영업이익 3조5913억원이다. 양사 모두 올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지금의 현대차그룹을 만들었다"며 "정의선 회장 아래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빅 3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정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