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기회의 땅을 모색하고 있다. 게임 주요 시장인 중국부터 신흥 시장 인도 등 적극적인 활로 모색을 통해 불황 극복에 집중할 방침이다.
엔씨(NC)는 지난 17일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글로벌 서비스 일정을 발표했다.
TL은 오는 9월 17일(현지 시각)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서비스 지역은 북·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이다. 서구권을 목표로 개발됐던 TL은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 후 9개월 만에 전 세계 게이머들 앞에 설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전 세계 게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특히 거대 게임 시장인 중국과 신흥 게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드 문제 이후 중국 서비스에 많은 제약이 따랐으나, 지난해 말부터 중국 시장의 장벽이 낮아지자 국내 게임사들이 하나둘 중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거대 시장인 만큼 성과는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던파 모바일)은 지난달 출시 이후 약 2000억원의 매출 추정치가 발표되는 등 중국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 조사 기관 니코 파트너스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던파 모바일이 중국 출시 첫 주 1억4000만 달러(약 19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데브시스터즈도 중국 시장을 통해 재미를 봤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쿠키런" 킹덤'은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시장에 출시된 후 35일 동안 현지 iOS 시장에서 1000만 달러(한화 약 133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중국에서의 성과가 이어지자 엔씨·펄어비스·위메이드 등도 중국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는 '블레이드 & 소울 2'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4월부터 중국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100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수정 작업에 돌입했고, 본격적인 마케팅 준비도 한창이다.
펄어비스도 지난달 말 열린 텐센트의 게임 컨퍼런스 'SPARK 2024'에서 '검은 사막'을 소개하며 중국 서비스를 공식화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27일 더나인과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신흥 시장' 인도 진출도 꿈틀대고 있다. 인도 게임 시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크래프톤 외에도 탈출구를 찾고 있는 데브시스터즈와 컴투스가 인도 진출 의지를 밝혔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월 크래프톤과 모바일 러닝 게임 '쿠키런'의 인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컴투스홀딩스 자회사 컴투스플랫폼은 인도를 시작으로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게임 백엔드 서비스 '하이브(Hive)'의 입지를 강화해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다.
시장 조사 기관 니코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게임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15.9% 성장한 8억3000만 달러(약 1조1425억원)에 달한다. 향후 5년 동안은 연평균 11% 성장하며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14억 달러(1조940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황금기 이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성장하기는 힘들어졌다"며 "불황도 겹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넥슨이 증명하듯 중국은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의 경우 세간의 전망과 달리 다소 정체된 느낌도 있어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