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블랙쉽월] '풍요 속 빈곤' 모바일 게임에 편향된 국내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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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의 블랙쉽월] '풍요 속 빈곤' 모바일 게임에 편향된 국내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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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오늘(24일)은 베일에 싸였던 넷마블 대형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크래프톤의 기대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공개되는 날이다. 다크앤다커는 정식 출시는 아니지만 대규모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다.

전날엔 컴투스가 방치형 슈팅 게임 '전투기 키우기'를, 국내 출시는 아니지만 크래프톤이 모바일 전술 슈팅 게임 '불릿에코 인도'를 선뵈며 연이어 신작들을 쏟아내고 있는 게임업계다.

그런데 말이다. 수많은 게임이 쏟아지는 만큼 선택의 폭은 넓은데 하다 보면 뭔가 2% 부족하다. 그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최근에 출시한 게임들은 재미있고 장르도 다양하지만 모두 모바일 기반이라는 점이다. 물론 PC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있기도 하지만, 24시간 10cm의 거리에서 항상 우리와 함께하는 핸드폰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많은 사람이 모바일에 의존하니 니즈에 맞춰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만, 이는 미래를 생각하면 게임사들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성장에만 지나치게 신경 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는 최근의 일이 아니며 오래전부터 그래왔다. PC에서 주목받던 게임들은 어느새 모바일화됐고 MMORPG 등 어느 한 장르가 대박 나면 줄줄이 비슷한 게임을 내놓곤 했다.

한국 게임업계는 편향과 일원화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팀 게임을 자주 즐긴다. 컴퓨터를 켜면 자동실행 해 동향을 살피곤 하는데 그 다양성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게임 개발툴부터 장르, PC·모바일·콘솔 등 플랫폼까지 폭이 넓어도 너무 넓다. 이를 한국게임에 한정한다면 어떨지 생각만 해도 뻔하다.

"스팀은 세계 곳곳에서 출시된 게임이 한데 모이다 보니 다양성은 당연한 것 아니냐" 지인이 한 말이다.

하지만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게임 산업과 유사한 나라가 대부분이었다면 다양성은 상실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웃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다양한 기반의 게임을 출시하고 있으며 미국 등 북미는 물론 유럽권까지 서양은 말할 것도 없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네. 그런데 평가도 냉정하고 전문적이다. 거기다 반영도 잘하네" 스팀을 보고 있으면 매번 드는 생각이다.

이런 부분들이 게임의 발전을 이뤄왔다고 생각하며, 게이머들의 선택 폭은 물론 게임에 대한 생각과 접근도 남다르게 했다고 생각한다.

한국 게임업계도 변하고 있긴 하다. 스팀 화면에서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크래프톤 '킬 더 크로우즈', 네오위즈 'P의 거짓' 등 다양한 기반, 장르의 게임이 외국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수상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모바일이 아니라도 충분히 좋은 게임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한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선 중국 게임들이 강세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를 보면 '라스트 워: 서바이벌', 'WOS: 하이트아웃 서바이벌', '붕괴: 스타레일', '버섯커 키우기' 등 10위권 내 대부분의 게임이 중국산이다.

집중적으로 모바일 게임에 공을 들인 국내 게임사들인데 엔씨소프트 '리니지M', 카카오게임즈 '오딘' 정도만이 눈에 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다가온다. 심지어 안방 게임시장에서 말이다.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환경이 좋지 않을 수도 없다. 한국 게임 시장에 침투한 중국도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파이를 나눠 먹기 위해선 경쟁도 심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경쟁력인데 국내 게임사들은 인력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에 바쁘다.

펄어비스가 2021년에 공개했던 '도깨비'는 국내는 물론 세계 게이머들을 매료시켰다. 다 만들어진 게임도 아니고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열광했다. 순우리말로 지어진 게임명과 새로운 장르 거기다 콘솔과 PC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게임사들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도 자본력이 되는 대형사 위주고 대형사라도 몇 군데는 방향성에 대해선 의문을 품게 된다. 다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 주장한다. 한 우물만 파도 되는 시절이 있었지만, 현시대에선 자폭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세계에 진출한다는데 너 나할 것 없이 모바일만 출시하고 있다. 모바일만으로는 '진수성찬'을 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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