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LG생활건강이 연매출 8조원이던 '전성기 시절'을 되찾기 위해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년 연속 중국사업 부진으로 일본과 미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아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실적 회복을 위해선 실질적으로 중국시장 공략밖에는 답이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3조원까지 달성했던 궁중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The Whoo)'의 실적 회복이 LG생활건강에게는 시급한 과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후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재개하며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브랜드 '숨37°'과 '오휘'의 중국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고 디지털 채널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사업 효율화 작업에 집중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일본, 미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이들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매출 효자 브랜드이자 고가 제품인 '더후'의 매출을 충족시켜줄 시장은 중국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사업 회복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더후 연매출은 1조원대로 급감했다. '왕후', '궁중 화장품' 이미지를 내세워 중국 럭셔리(고가) 시장을 공략한 더후는 LG생활건강이 최대 매출(8조원)을 달성했던 2021년에 단일 브랜드로 처음 연매출 3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더후 실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23년 전체매출도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2조원 가량 줄어든 6조80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1조2896억원에서 2023년 4870억원으로 급감했다. 면세와 중국 매출의 두 자릿수 감소 탓이다.

중국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좀처럼 내수 소비가 진작되지 않아 소극적인 구매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자국 화장품의 품질 향상과 애국 소비(궈차오) 운동으로 인해 수입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 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더후 천기단 리뉴얼 행사인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침체된 뷰티 사업에 반전을 모색 중이다.
더후 천기단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 중 하나로 2010년 1월 첫 출시 이후 13년 만에 리뉴얼을 단행한 것이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대규모 브랜드 홍보 행사를 연 것은 2019년 '더후 궁중연향 in 상하이' 이후 약 4년 만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더후는 지난해 광군제 기간 '틱톡(중국명 도우인)'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10위권 브랜드 중 고가(럭셔리) 브랜드만 놓고 보면 '에스티로더'와 '랑콤', 'HR', '라메르(LA MER)'에 이어 더후가 5위에 올랐다.
향후 LG생활건강은 더후의 리브랜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된 효능 가치와 감성 가치, 경험 가치를 확대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올해 전년 대비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나가고 중국의 경우 더후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