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용자 요금제 선택권 확대…통신비 부담 완화 기대"
소비자단체 "데이터 제공량 턱없이 부족…실효성 無" 비판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KT가 최근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선보이며 '3만원대 5G 요금제' 시대를 열었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확대돼 통신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부족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지난 19일 통신 3사 중 최초로 △5G '이월' 요금제(5종) △5G '안심' 요금제(3종) 등 새로운 5G 중저가 요금제 8종을 출시했다.
이는 월 3만원대에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앞으로 월 3만7000원의 요금을 납부할 경우 5G 요금제 사용이 가능하다. 데이터 제공량은 4GB다.
그동안 온라인 요금제를 제외한 5G 요금제 최저가는 4만원 중후반대였다. 일반 5G 요금제에서 최저 구간이 3만원대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다음 달 혹은 오는 3월 안으로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이번 KT의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가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요금제가 다양해질 경우 이용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 등 5G 요금제 개편 등을 통해 이용자가 요금제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이용자들이 신설 요금제로 하향 변경 시 통신비 경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의 전망과 달리 소비자 단체에서는 이번 5G 요금제 개편이 이용자들의 통신비 인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가격이 더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와 비교해서도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치 않아 이용자들이 신설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의 경우 3만원대 5G 요금제에 20GB의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데이터 제공량이 적을 경우 가격이 저렴하다"며 "이용자들이 알뜰폰 대신 KT의 3만원대 5G 요금제를 선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알뜰폰 요금제 비교 사이트 알뜰폰 허브에 공시된 알뜰폰 업체별 요금제를 보면 '이야기모바일'의 3만원대 5G 요금제는 최대 데이터 24GB를 제공 중이다. 6GB를 주는 요금제는 월 6600원의 통신료가 부과된다.
'SK세븐모바일'은 KT의 신설 요금제 가격과 비슷한 월 3만5750원 납부 시 데이터 24GB를 제공한다. 데이터 5GB를 주는 요금제는 월 1만2100원이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알뜰폰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3만원대에 3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통신비 경감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