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절실한 하림산업, '푸디버디'로 적자 고리 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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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절실한 하림산업, '푸디버디'로 적자 고리 끊을까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1월 10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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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기조 속 '푸디버디'로 '골든키즈' 정조준
내년 매출 300억 목표…하림산업 실적 개선 여부도 관심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하림산업이 어린이를 위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더미식'과 '멜팅피스'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간편식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다. 하림산업이 어린이 간편식 브랜드를 통해 '적자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 1일 어린이 HMR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했다. 지난 2021년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더(The)미식'을 통해 '장인라면'을 선보이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올해에는 3월 스프릿푸드 전문 브랜드 '멜팅피스'를 론칭한 데 이어 8개월만에 신규 브랜드 '푸디버디'를 내놓으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푸디버디 론칭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의지가 컸다. 아토피를 앓았던 막내딸을 위해 '더미식 장인라면'을 선보인 데 이어, 어린이식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아빠의 마음'이 그대로 담겼다. 실제 연구개발에도 김홍국 회장을 비롯해 엄마아빠 직원들이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깃은 4~8세 아동이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한 자녀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하나뿐인 자녀를 최고로 키우려는 '골드키즈' 트렌드를 정조준한 것이다. 제품은 △즉석밥 3종 △라면 4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 24종으로 구성했다. 

하림산업에게 이번 푸디버디의 성공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2016년부터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손실규모를 보면 △2016년 116억원 △2017년 104억원 △2018년 119억원 △2019년 148억원 △2020년 294억원 △2021년 589억원으로, 2017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적자폭도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86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더미식을 론칭한 후 적자폭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출시 직후 두 달여만에 500만봉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초반 반짝 흥행했지만, 현재는 시장 점유율이 1%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판매관리비도 전년(134억원) 대비 55.6% 늘어난 20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광고선전비는 68억원으로 전년도 21만원과 비교하면 폭증한 수준이다.

이처럼 신규 브랜드 론칭 시 초반 마케팅을 위해 통상적으로 판관비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푸디버디'의 시장 안착을 위한 마케팅에 따른 자금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식 시장의 한계와 높은 가격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하림산업은 국내 키즈 산업 시장 규모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타깃층인 어린이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월간(8월 기준) 국내 출생아 수는 2019년 2만4371명에서 올해 1만8984명으로 22.1% 줄었다. 최근 대다수 기업들이 어린이보다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롯데웰푸드도 이유식 브랜드 '아이생각'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저출산의 영향을 언급한 바 있다. 

더미식과 멜팅피스에 이어 푸디버디 역시 프리미엄급으로 가격대를 책정하면서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디버디 빨강라면(84g)의 경우 개당 판매처에 따라 상이하지만 개당 1700~2057원 수준이다. 경쟁사 제품들과는 비슷하지만 일반 라면 제품 대비 비싼 편이다. 

김 회장은 이러한 가격 이슈를 인식한 듯 출시간담회에서 "인공감미료로 낸 '가짜 맛'이 아닌 천연 재료로 낸 '진짜 맛'"이라며 "비용은 높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뿐만 아니다. 하림이 판매한 동물복지 통닭에서 벌레가 발견되면서 이물질 이슈가 불거진 것도 신규 브랜드 론칭 초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어린이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위생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 또한 하림산업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한편 푸디버디의 내년도 매출 목표은 300억원이다. 이중 라면 목표액은 100억원이다. 푸디버디의 시장 안착과 더불어 어린이식 제품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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