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슬픔 여전…유통가, '핼러윈'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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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슬픔 여전…유통가, '핼러윈' 지운다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0월 20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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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분위기 고려해 핼러윈 마케팅 포기
다가올 빼빼로데이·크리스마스 등 연말 행사 집중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핼러윈'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통업계는 더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핼러윈을 겨냥한 신제품이나 할인 프로모션 등 마케팅도 자취를 감췄다. 

이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핼러윈을 축제로 즐기기보다 조용히 추모하며 보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귀신, 괴물 등으로 분장하고 호박 바구니를 들고 다른 집을 방문해 사탕이나 초콜릿을 달라고 하는 서양권 축제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코스프레 복장을 한 채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해 핼러윈 데이에 이태원에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일부 상품을 진열하되, 품목과 가짓수를 대폭 줄이고, 행사 매대나 기획 상품을 마련하지 않는 등 일체의 핼러윈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핼러윈 관련 상품을 대폭 축소하고 파티용품 같은 경우에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물가 안정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던 프로모션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도 올해는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CU는 지난해 모바일앱 포켓 CU를 통해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등 소소하게 핼러윈 기획전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진행 계획이 없다. GS25의 경우 지난해 △설 △추석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등 기존 6대 편의점 메이저 행사에 핼러윈을 추가해 7대 행사로 키우겠다고 공표한 바 있으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이러한 방침을 접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업계도 핼러윈 콘셉트를 반영한 기획 상품을 선보이지 않고 추모에 동참한다. 핼러윈 전용 음료와 디저트 등을 선보였던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올해는 관련 메뉴를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핼러윈을 기념해 신메뉴와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버거킹과 KFC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핼러윈데이에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만큼 사회적으로 추모의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년에도 어떤 분위기가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할로윈 마케팅을 이전처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핼러윈이 최근 몇 년 동안 유통업계의 '대목'으로 자리잡은 것은 맞지만, 참사의 여파로 사람들이 이를 즐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마케팅을 진행했다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빼빼로데이,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남아있는 연말 행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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